현대ㆍGSㆍ포스코ㆍ대우 등 대형 건설사들이 1조4,000억원 규모의 용산국제업무지구 랜드마크빌딩 개발사업 시공사 공모기준과 관련 특정업체에 유리하도록 마련됐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일부 건설사들은 공모기준이 바뀌지 않을 경우 공모에 불참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용산개발사업이 암초를 만나 또다시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용산개발사업은 발목을 잡아온 자금조달문제가 최근 해결되면서 이를 계기로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대형 업체들은 지난 8월17일 제시된 시공사 공모조건이 특정 건설사에만 유리하도록 설계됐다며 공모조건 변경을 요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용산역세권개발㈜는 ▦신용등급(30점) ▦건축 부문 시공능력평가액(20점) ▦시공실적(20점) ▦공사기간(10점) ▦전환사채(CB)인수 참여(10점) ▦공사이익비율(10점) 등 6개 항목의 점수를 합해 시공사를 선정하게 된다.
하지만 건축 부문 시공능력평가액을 제외한 5개 심사항목의 변별력이 거의 없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주에 욕심이 있는 건설사들이라면 시공능력평가를 제외한 대부분 항목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점수가 가장 높은 신용등급 항목만 해도 회사채ㆍ기업어음ㆍ기업신용 모두 A-이상이면 만점인데 이는 설명회에 참석한 14개 업체 중 13개사가 해당된다는 것이다.
결국 최근 3년간의 건축 부문 시공능력평가액으로 우열을 가리게 될 테고 그럴 경우 현재 건축 부문 1위인 삼성물산이 선정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삼성물산은 건축 시공능력평가액을 기준으로 이번 시공사 선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업체들에 5점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위로 예상되는 현대건설보다도 0.5점이 높다.
이에 따라 수주 경쟁에 나섰던 다른 건설사들은 이미 낙찰자가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입찰에 굳이 참여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만약 삼성물산이 강한 수주 의지를 보인다면 다른 경쟁업체들의 입찰 참여가 무의미하다는 것.
현대건설은 "시공능력평가액을 굳이 건축 부문으로 한정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공모조건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같은 공모조건하에서는 입찰 참여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이며 포스코 등의 기존 건설출자사들은 협약서에서 보장한 시공물량을 할당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용산역세권개발㈜는 오는 24일까지 시공사 공모제안서를 접수한 뒤 26일 우선 협상자 선정을 거쳐 28일 선정된 시공사외 최종 계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