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강행처리를 두고 홍준표 원내대표와 이한구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의 묘한 신경전이 불거진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홍 원내대표가 민주당 측과의 협상에서 난항을 겪자 불만을 느낀 이 위원장이 회담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독단적으로 처리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12일에 원내지도부인 홍 원내대표와 연락을 끊은 채 정부 측과 단독으로 예산을 논의, 예결산특위에서 통과시켰다. 여야 간 쟁점이던 이른바 ‘대운하 의혹 예산’과 포항 SOC 사업 예산에서 “1,000억원을 깎겠다”던 홍 원내대표의 말과 달리 삭감되지 않은 것이 이를 반증한다. 예결산특위 소속 한나라당 간사인 이사철 의원은 “이번 안은 사실상 이 위원장의 안대로 통과됐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경제통’인 이 위원장이 홍 원내대표에게 자신의 전문성과 경륜을 무시당했다고 느껴 독단적으로 처리했다는 애기가 많다. 이 위원장이 각 부처 관계자들부터 ‘예결위원장이 당의 하수인도 아니고 여야 원내대표 간 정치논리에 휘둘리고 있다’는 볼멘소리를 전해 듣고 새해 예산안 처리를 강행했다는 후문이다.
이 위원장은 자신이 새해 예산을 주도한 배경에 대해 양당 원내대표 간 거듭된 공방으로 예결산특위가 12일 자정까지 개점휴업 상태였음을 강조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예산에 대해 잘 모르는 두 사람이 하루종일 정치적 흥정을 하면서 예산안을 처리할 시간을 낭비했다”며 예결산특위가 ‘졸속 예산 처리’라는 부정적 여론을 모두 떠안는 게 부담스러움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