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8일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위기 극복 방안으로 3,000억달러 규모의 「아시아 통화기금」설립을 일본정부에 제의했다.김종필 국무총리와 오부치 게이조 일본총리는 28일 일본 가고시마현 시로야마호텔에서 각료간담회를 갖고 김대중 대통령 방일때 서명한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과 행동계획 실천방안, 아시아 경제위기 극복방안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金총리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여러 국가들이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지원을 받고 있다』며 『아시아 경제위기 극복방안으로 아시아 통화기금(AMF:ASIAN MONETARY FUND) 설립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제의했다.
金총리는 이어 『일본이 AMF설립을 위해 우선 300억~500억달러로 시작한다면 한국도 응분의 협력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오부치 총리는 이에 대해 『잘 알겠다』며 『앞으로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양국은 또한 한·일 투자협정 체결을 위한 예비교섭을 갖기로 합의했으며 아시아 경제위기에 대한 대응방안을 포괄하는 「차관급 경제정책대화」를 내년에 서울에서 갖기로 했다.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과 박태영 산업자원부장관도 사카이야 다이치 경제기획청 장관과 요사노 가오루 통산장관, 다니가키 사다카즈 대장성 정무차관 등 일본 고위 경제관료들과 개별 연쇄 회담을 갖고 경제·금융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한·일 투자협정(BIT:BILATERAL INVESTMENT TREATY) 체결에 공감하면서 빠른 시일안에 실무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양국은 아시아 금융지원문제를 논의하면서 일본측이 『「미야자와 플랜」의 한국금융지원 검토를 목적으로 12월2일 일본 대장성 국제경제국 국장 또는 심의관을 한국에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측은 일본수출입은행의 대한금융지원 차관 제공문제와 관련, 『12월안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대한 빨리 일정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양국은 또 한·일 어업협정에 서명했으며 북한 핵 문제에 대해 공조체제를 유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국은 이밖에 12월5일 서울에서 열릴 한·일 투자촉진협의회와 슈퍼엑스포 추진 등 무역·투자·기술협력방안을 논의했으며 내년 가을에 한국에서 다시 한·일 각료간담회를 갖기로 합의했다.【가고시마현=황인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