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파는데 코스닥 비중 왜 올랐을까

코나아이·성광벤드 등 기존 매수 종목 강세<br>비중 9%로 연중 최고


코스닥지수가 한 달 새 13% 넘게 추락하고 거래대금이 반토막 나는 와중에서도 코스닥시장 내 외국인 비중은 꾸준히 증가해 연중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고 있지만 기존에 매수한 일부 종목들의 주가가 지수 대비 강세를 보인 게 비중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하면서 코스닥시장은 약세지만 이들 종목에 대한 관심은 유효하다고 조언한다.

24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5%(12.24포인트) 하락한 508.65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불과 한 달 전 585.69포인트를 기록하며 600선 돌파에 박차를 가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시장 상황을 더 침울하게 만드는 것을 거래대금 급감. 이날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1조2,994억원을 기록해 지난달 말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스닥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는 와중에서도 외국인의 비중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10조6,064억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말 11조5,734억원에 비해 1조원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가 10% 넘게 급감한데다 외국인도 1,000억원 내다판 것이 지수 감소로 이어졌다. 그러나 절대금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코스닥시장 내 비중은 한 달 새 0.16%포인트 증가한 8.99%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 내 외국인 보유비중이 9%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1년 11월 이후 전무한 상황. 현재 수준은 최근 1년 반 중 가장 높다.


최석원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출구전략 우려에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지만 종목별로는 매수ㆍ매도 비중에 차이가 나게 마련"이라며 "외국인이 사들인 종목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비중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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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급속화되기 시작한 지난 7일부터 21일까지 외국인은 코나아이를 139억원어치 사들였다. 같은 기간 코나아이의 주가는 4.81% 증가하며 코스닥지수 성과를 17%포인트 앞섰다. 외국인이 124억원어치 사들인 성광벤드와 83억원어치 순매수한 오스템임플란트도 코스닥지수가 13% 넘게 떨어지는 와중에서도 각각 2.53% 올랐다. 최근 2주간 외국인이 20억원 이상 순매수한 종목 중에서는 미디어플렉스가 28.88% 오르며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제이콘텐트리(8.28%)와 SK브로드밴드(7.44%)도 시장을 크게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 전반적으로는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도 외국인들의 매수 비중을 높이는 종목들에 대한 관심은 유효하다고 분석한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지수가 단기 급락의 영향으로 반등하는 모양새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시장을 주도하는 대형주들이 없어 전고점까지 올라가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은 센터장은 그러나 "개별 종목 측면에서는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고 꾸준히 이익이 개선되는 곳들이 있게 마련"이라며 "최근 많이 떨어진 IT부품이나 홈쇼핑 업종 중에서 이익 가시성이 높은 종목들에 대한 관심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유가증권시장 대비 성장성이 부각되는 코스닥시장이 부각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박기현 동양증권 센터장은 "단기적으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의 가격 메리트가 돋보이지만 경제성장률을 고려하면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가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며 "코스닥 시장 반등은 미국 경기와의 연관성이 높은 IT부품주들이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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