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 플러스] 실적 유망주, '증권'

채권수익 급증·주식거래 회복… 모처럼 햇살<br>주요 8개 증권사 석달새<br>영업이익 270%나 늘어<br>키움·우리투자證 주목할만


증권사들에게 올 여름은 유난히 혹독한 시련을 제공했다. 증시 거래대금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수익 경고음이 여기저기서 울렸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호전되면서 증권주를 바라보는 시각도 상당히 달라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유럽과 미국이 연이어 양적 완화에 나선 이후 증시 거래가 상대적으로 활발해 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그 동안 구석에 물러나 있었던 증권주들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3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8개 증권사(대우ㆍ삼성ㆍ우리투자ㆍ 현대ㆍ동양ㆍ한국금융지주ㆍ키움ㆍ미래에셋증권)의 2ㆍ4분기(7~9월) 영업이익이 4,3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점쳐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032억원)은 물론이고 전분기(1,151억원)에 비해서도 무려 274%나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3,330억원에 달해 전 분기(896억원)보다 271%나 급증한 것으로 점쳐졌다.


이처럼 대형증권사들의 수익이 2ㆍ4분기에 크게 늘어나는 이유는 지난 7월 금리인하에 따른 채권수익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7월에 채권운용수익이 한달만에 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지난달 중순 이후부터 선진국의 경기부양을 위한 양적완화 조치로 증시의 거래대금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앞으로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개별 증권사들의 전분기 대비 순이익 증감률을 보면 우선 동양증권과 현대증권의 경우 흑자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키움증권은 전분기 보다 순이익이 305%나 증가해 주요 증권사들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이어 한국금융지주(280%), 우리투자증권(182%), 대우증권(119%) 등도 순이익이 크게 늘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키움증권의 성장세를 가장 높이 평가하며 업종내에서 최선호주로 꼽고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이 9월 이후 크게 회복되면서 16%수준까지 확대됐다. 지난달 개인 거래 비중이 증가하고 회전율이 높은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이 늘었기 때문이다. 예탁금도 6월말 1조3,000억원에서 지난달에는 1조7,000억원으로 늘면서 이자이익도 회복세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유휴자본 확대와 브로커리지 및 자산관리시장 위축으로 대형사 자기자본이익률(ROE) 당분간 4~6%로 정체될 전망이지만 키움증권은 강화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ROE가 12%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우리투자증권의 낮은 밸류에이션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권고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7월 금리하락에 따른 채권 평가이익과 거래대금 회복으로 2ㆍ4분기 세전이익이 크게 늘 전망이다. 하지만 증권업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인데 반해 우리투자증권은 0.7배에 불과해 경쟁 대형사중 밸류에이션이 가장 낮은 상황이다. 그만큼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우리투자증권의 예수증권은 113조원으로 국내 증권사중 두 번째로 많고 리테일 고객의 자산은 76조7,000억원에 달하며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자랑한다"며 "채권보유 규모도 9조~10조에 달해 금리인하에 따른 채권운용수익도 2ㆍ4분기에는 커 관심을 가질 만 하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도 업종내 선호 종목으로 꼽힌다. 특히 올 들어 판관비를 줄이고 그 동안 적자를 보였던 홍콩법인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함으로써 실적 개선이 점쳐지고 있다. 또 자사관리 자금이 꾸준히 순유입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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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7월부터 두 달간 삼성증권의 금융상품자산 순유입액은 1조원에 달했다"며 "연초 이후 절세형 채권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7~8월 동안 약 2조원의 소매채권을 판매해 300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거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거래 대금 본격 회복은 좀 더 지켜봐야

지난달 일평균 5조원 넘어섰지만
글로벌 침체 탓 유동성 유입 주춤


증권사들의 수익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 가운데 하나가 거래대금이다.

주식시장의 거래대금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증시가 활성화되면서 증권사들 수익 가운데 가장 기반이 되는 거래수수료 수입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증권사들의 경우 수입의 절반 이상이 주식 브로커리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탓에 증시의 부침과 수익의 증감은 밀접한 연관을 맺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올 들어 증시의 거래대금 현황을 보면 지난 6월의 경우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4조원에 불과해 연초보다 50% 이상 급감했다. 이 같은 거래부진은 지난 8월까지 지속됐다. 다행히 지난달에는 일 평균 거래대금이 5조원을 넘어서면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 14일의 경우 미국의 3차 양적완화 발표에 힘입어 증시가 2.9%나 뛰면서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이 9조원을 넘어서면서 분위기 전환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더구나 최근 코스닥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하루 거래대금이 많게는 3조원을 넘는 날도 많아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증권업종 지수를 보더라도 지난 7월말 1,665포인트까지 하락했다가 이후 상승세를 그리면서 최근에는 1,900선 부근까지 상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거래대금만 보면 아직 증시가 완전한 정상궤도에 들어섰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주요국의 경기침체에 발목을 잡히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증시로 제대로 유입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들어 다시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이 4조원대로 떨어지면서 주춤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의 경우 증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9조원이었는데 올해는 6조원 정도에 머물고 있다"며 "최근 증시 분위기가 이전에 비해 다소 호전되면서 거래대금이 늘 가능성은 있지만 추세적인 변화까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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