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25(금) 19:46정부가 확정한 내년도 예산안은 빚을 지더라도 경기를 조속히 살리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예산의 경기대응적 기능을 특별히 강조했다. 그동안 세입내 세출을 원칙으로한 균형예산을 과감히 깨고 적자재정을 편성한 것이다. 16년만의 적자예산이다.
경기는 바닥모르게 추락하고 산업기반이 붕괴되는 상황에서 적자를 감내하면서라도 경제살리기에 재정을 쏟아부어야 하는 선택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그래서 내년에는 금융구조조정과 실업대책에 집중투자하기로 되어있다. 반면 국방 교육분야 등은 성역이 무너져 오히려 깎이는 이변이 벌어졌다. 나라살림대화방을 설치하여 예산편성에 국민의 소리를 담은 것도 특징의 하나라 할 수 있다. 과거와는 달리 분야별로 얼마를 늘리느냐가 아니라 어디서 잘라내 경기부양에 집중투자하느냐는 발상으로 출발했음을 읽을 수 있다.
지금같이 산업기반이 붕괴되는 위기상황에서는 재정의 경기진작기능 극대화가 필수적이라는데 이의가 있을 수 없다. 금융기관 구조조정에 우선적으로 투자를 집중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금융기관을 살려야 기업이 살아나고 경제가 산다는 판단에 바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은행개혁은 좀더 과감하고 신속하게 추진되어야 마땅하다. 더욱이 적자재정은 곧 국민세금일 수 밖에 없다. 국민이 부담하는 은행구조조정인 만큼 그 효과가 곧 국민에 돌아올 수 있도록 금융시스템이 하루 빨리 복원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실업자 보호에 특별히 배려한 점도 이해할만 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대책은 낭비적인 요소가 많다. 생계보호도 물론 중요하나 그보다는 일자리를 늘리고 소득을 높이는 대책이어야 한다. 경기활성화와 실업해소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는 사회간접자본이나 중소기업 벤처산업에 재정배분을 늘릴 필요가 있다.
이같은 재정투자 확대는 성장률 2%를 전제로 짜여진 것이다. 이는 정부가 너무나도 내년 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한 것이어서 적지않은 세수차질이 우려된다. 그렇다고 세수를 메울만한 구석이 있는 것도 아니다. 여기다가 공기업 민영화도 차질을 빚고 있다. 재정적자가 한두해에 끝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만성적인 적자구조에 빠질 가능성이 없지않다.
아쉬운 점은 경제회생을 위해 각분야가 뼈를 깎는 고통을 나누고 있는데 정부부문만 고통나누기가 가볍다는 불만이 일고 있다. 공무원 봉급을 평균4.5% 삭감했다고 하나 민간에 비해보면 생색내기에 그쳤다. 필요한 부문에 집중투자하는 대신 쥐여짤 수 있는 부문에서는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야하고, 농업구조개선사업에서와 같이 새나가는 곳이 없도록 감독과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야할 것이다. 국민세금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공기업 민영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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