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텔은 교환과 전송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통신기기의 강자이다. 98년8월 포춘지가 발표한 글로벌 500대기업중 알카텔 알스톰(알카텔의 전신)은 318억 달러의 매출액으로 79위에 올라 있다.98년 조직재정비를 통해 새롭게 변신한 알카텔은 외형은 상당히 줄어들었지만 98년말 기준으로 250억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고, 전세계에 약 12만명의 종업원을 보유하고 있어 여전히 초우량기업임에는 틀림없다. 알카텔의 두 섹터 중 텔레콤 섹터는 98년말 기준으로 약 179억달러의 매출액을 기록, 알카텔 매출의 72%를 차지하는 주력 분야이다. 알카텔은 연구개발(R&D) 투자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97년의 경우 전체 매출액의 9% 정도를 R&D 부문에 투자했는데, 대부분 소프트웨어, 광전송시스템, 무선통신, 네트워크 접속 등 통신관련부문에 집중되었다.
알카텔의 탄생
98년10월31일 거대기업 알카텔 알스톰(ALCATEL ALSTHOM)이 알카텔(ALCATEL)로 다시 태어났다. 경쟁력 있는 브랜드명으로서 오랫동안 전세계에 전파되어 있던 알카텔(ALCATEL)을 회사명으로 사용함으로써 회사의 지명도를 높이는 한편, 핵심사업인 통신과 케이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려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다. 알카텔이란 회사명은 이미 98년6월 주주총회에서 결정된 바 있으며, 10월 31일을 시점으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알카텔의 출범과 더불어 과거 텔레콤, 케이블, 엔지니어링·시스템, GEC 알스톰(ALSTHOM) 등 4대 사업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던 조직은 텔레콤과 케이블의 2 섹터로 단순화되었다. 기존의 4대 사업부 가운데 엔지니어링·시스템은 새로운 조직에 통폐합되었으며, 알카텔 알스톰이 100% 출자한 독립법인 CEGELEC는 GEC 알스톰 사업부와 함께 알스톰으로 분사되어 톰슨-CSF와 전략적 파트너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어 11월4일에는 핵심부문인 텔레콤 섹터에 대한 조직개편이 단행되었다. 통신사업은 고객서비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보다 나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시장구조를 반영한 네트워킹 비지니스그룹, 액세스·트랜스포트 비지니스그룹, 기업·소비자 비지니스그룹 등 세 부문으로 재정비했다. 물론 이러한 조직 재정비를 통해 각 사업부에 대한 관리 시스템도 보다 강화했다.
이번의 변신으로 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활발한 재무구조 개선활동과 과감한 조직재정비 등 사업구조조정을 일단락한 알카텔은 그동안 교환, 전송에서 쌓은 경쟁력을 기반으로 하여 새로운 유망 분야인 이동통신과 인터넷 관련장비 부문에서 글로벌 리더로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알카텔의 역량
그동안 알카텔은 알카텔 1000 S12, 알카텔 1000 E10 등 교환기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해 왔다. 96년말까지 누계로 전세계에 17억회선 이상의 교환기를 설치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전송장비에서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특히 광전송장비의 경우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 있다. 광전송장비는 현재 북미방식(SONET)과 유럽방식(SDH)으로 세계시장이 양분되어 있으며, 96년을 기준으로 알카텔은 유럽 SDH 시장과 미국 SONET 시장에서 각각 27%와 18%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 알카텔은 특히 ADSL, ATM, ISDN, INTELLIGENT NETWORK, SDH 등 전송 및 네트워크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알카텔이 교환과 전송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원인으로는 턴키 솔루션 제공, 현지출신 핵심 재무관리자(KEY ACCOUNT MANAGER) 활용,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을 들 수 있다.
통신시스템 사업은 주문형사업으로서 고객들이 최종적으로 직접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단계까지의 일괄적인 솔루션 제공능력이 사업의 KFS(KEY FACTORS FOR SUCCESS)이다. 알카텔은 오랜 경험과 기술력을 통해 턴키 솔루션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교환기, 광전송장비 등과 같은 시스템 사업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 시스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현지의 고객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현지시장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한데 알카텔은 현지의 핵심 재무관리자를 통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핵심 재무관리자는 현지시장의 성장 잠재력과 수익성을 정확히 평가하여 본사에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통신시스템 사업의 경우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므로 개도국의 경우 자금부담이 큰 문제이다. 그렇다고 통신인프라 구축을 지연할 경우 향후의 정보통신시대에 그만큼 뒤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므로 이 또한 문제다. 알카텔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본공여, 공급자금융, 수익 공유, 분할지급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프로젝트 파이낸싱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사업구조조정으로 재도약 기반 구축
알카텔이 초우량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꾸준히 쌓아가고 있는 가장 큰 배경으로는 과감한 사업구조조정을 통한 끊임없는 자기변신을 들 수 있다.
90년대들어 세계 통신시장이 개방의 물결을 맞게 되면서 통신기기회사들간에 경쟁이 심화되고 통신사업의 수익성도 점차 하락하고 있다. 그동안 수십억프랑의 흑자를 기록해왔던 알카텔은 95년 256억프랑에 이르는 엄청난 적자를 기록했고 이에 따라 신임 회장 SERGE TCHURUK의 지휘하에 본격적인 사업구조조정이 단행됐다.
사업구조조정의 첫번째는 사업부문의 축소였다. 사업부문 축소는 사업부문간의 도메인을 명확히 하는 한편 사업부문내 개별 사업간의 시너지 활용도 제고를 도모하기 위하여 전개되었다. 이에 따라 이전의 텔레콤, 케이블, CEGELEC, 배터리, GEC 알스톰, 멀티미디어 등 6개 사업부문은 97년1월1일부로 텔레콤, 케이블, 엔지니어링·시스템, GEC 알스톰 등 4개 사업부문으로 정비됐다. 이 과정에서 케이블의 해저케이블 사업이 텔레콤으로 이관됐고 기존 텔레콤의 COMPONENTS 사업과 케이블 및 배터리 사업부문은 케이블로 합병되었으며, 멀티미디어 부문은 완전히 해체되었다. 알카텔은 재조정된 사업부문 가운데 텔레콤과 케이블을 핵심사업(CORE BUSINESS)으로 결정했다.
98년10월에는 핵심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이들 4개 사업부를 2개 섹터로 통폐합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된 바 있다.
사업구조조정의 두번째는 재무구조의 건전성 확보를 위한 활동이었다. 96년부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96년에만 약 110억프랑 이상의 가치가 있는 각종 불용자산을 처분하였다. 이에 따라 95년 200억프랑에 이르던 부채규모가 96년 말기준으로 131억프랑(순부채기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또 95년 61%에 이르던 부채비율도 34%로 하락했다. 국내 대기업의 부채비율이 400~500%에 이르는 점을 감안할 때 알카텔의 재무구조 건정성이 뛰어남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특히 97년에는 핵심사업을 집중육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핵심사업과 관련이 없는 사업을 철수하고 각종 자산과 주식을 매각했다. 95년말부터 97년까지 전략적 사업철수를 통해 160억프랑의 자금을 확보했는데 이는 당초 목표인 100억프랑을 훨씬 상회하는 규모였다.
과감한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93년이후 감소세를 보였던 순이익은 96년부터 회복되기 시작했고 영업이익률도 크게 개선되었다.
이통통신과 인터넷에 주력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사업부문이 재정비되고 재무구조가 향상됨에 따라 앞으로 알카텔 텔레콤은 이통통신과 인터넷 관련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며, 2000년까지 이들 사업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성장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통통신사업의 경우 우선 기존에 참여하고 있는 GSM 시스템 사업을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다. 또 GSM 네트워크 사업을 기반으로 하여 사용하기 편리하고 고객에게 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이동통신단말기 「원터치(ONE TOUCH)」시리즈도 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GSM과 글로벌스타(GLOBALSTAR)에서 동시 사용이 가능한 듀얼 모드(DUAL MODE) 단말기도 출시하고 있다.
한편 알카텔은 97년9월 퀄컴의 CDMAONE 네트워크용 교환기를 제공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며, 이에 따라 98년 2·4분기부터 퀄컴의 CDMAONE IS-634 무선 네크워크에 자사의 교환기 알카텔 1000 S12를 제공하고 있다. 금년 2월에는 CDMA 인프라관련 솔루션 제공 및 UMTS 개발과 관련하여 모토롤라와 함께 상호 협력하기로 협정을 맺은 바 있어 향후 CDMA 분야에서도 알카텔의 약진이 기대된다.
알카텔은 위성통신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저궤도위성분야에서는 로랄, 퀄컴 등과 함께 글로벌스타를 주도하고 있으며, 특히 글로벌스타의 위성이동통신시스템 가운데 첫번째 게이트웨이(GATEWAY) 장비를 부설한 실적을 갖고 있다. 또 알카텔은 로랄과 함께 64개 위성을 통해 멀티미디어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는 광대역 위성통신분야인 스카이브리지(SKYBRIDGE)를 주도하고 있다. 스카이브리지의 경우 알카텔은 관련 장비 및 응용기기 뿐만 아니라 서비스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알카텔은 향후 인터넷 관련 장비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환기, 전송장비 등 기반 네트워크와 ISDN, ADSL, ATM 장비 등과 같은 개별기업 및 가정용 네트워크에 사업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최종 단말기 생산도 본격화 함으로써 인터넷 관련 장비의 일관생산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알카텔은 98년초 하노버에서 개최된 CEBIT(세계 최대의 가전 및 정보통신기기 전시회)에서 인터넷 스크린폰을 발표하였으며, 이 제품은 우수성을 인정받아 오스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인터넷 스크린폰은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소프트웨어 기술 퍼스널 자바(PERSONAL JAVA)를 활용하여 편리한 전화기이면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제품으로 98년 하반기부터 미국과 유럽에 출시되고 있다. 인터넷 네트워크 장비와 관련한 기술력과 사업경험이 풍부한 알카텔이 최종 단말기인 인터넷 스크린폰을 개발하여 인터넷 관련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이 분야에서 알카텔의 글로벌 리더로의 도약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