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31부동산종합대책의 산파역을 했던 재정경제부와 건설교통부가 부동산정책을 놓고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1일 SBS라디오 `진중권의 SBS 전망대'에 출연, "정부는 지자체의 재건축 승인권한의 환수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작년 말부터 오름세를 타며 주변 집값을 부추기고 있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건교부가 지난달 발표한 `지자체 재건축 승인권한 환수 검토'방안을 정면으로 부인한 것이다.
건교부는 김 차관보의 이런 언급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오히려 펄쩍 뛰었다.
건교부 고위 관계자는 "김 차관보의 발언은 개인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 같다"면서 황당해 했다.
강팔문 주거복지본부장도 "중앙정부가 일부를 환수할지, 광역.기초단체별로 재조정할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자체의 재건축 승인권한 재조정 문제는 현재 심도있게 검토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정부내에서 같은 정책을 놓고 서로 다른 두가지 발언이 나온 셈이다.
물론 재경부와 건교부간에 다른 목소리가 나온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작년에는 김석동 차관보가 재건축 규제 완화를 시사하는 발언을 해 진위논란이빚어졌고, 10월에는 재경부 고위관계자가 `서울 강남 인근에 300만평의 한국판 비벌리힐스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해 건교부가 `사실과 다르다'고 뒷수습한 적도 있다.
문제는 이런 입장차가 가뜩이나 민감한 부동산시장에서 `정책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는데 있다.
10.29대책으로 잠잠하던 부동산 시장이 2004년 이헌재 부총리의 `재건축 완화시사발언'으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 좋은 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책이 제대로 시장에서 작동하려면 무엇보다 일관성과 통일성이 필요하다"면서 "서울시 등 지자체와도 입장차가 있어 정책이 오락가락하는데부처내에서까지 부딪친다면 누가 부동산 정책을 신뢰하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