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불량 中 자본' 우려 현실로

■ 비오이하이디스 법정관리 신청<br>경영정상화보단 내부 노하우 빼돌리기에 급급<br>추가자금 지원 대가로 핵심기술 노골적 요구<br>신협등 회사채 2,000억 떠안아 유동성 불안도

중국기업에 인수된 비오이하이디스가 끝내 법정관리를 신청해‘먹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경기도 이천의 생산라인.


'불량 中 자본' 우려 현실로 ■ 비오이하이디스 법정관리 신청경영정상화보단 내부 노하우 빼돌리기에 급급추가자금 지원 대가로 핵심기술 노골적 요구신협등 회사채 2,000억 떠안아 유동성 불안도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중국기업에 인수된 비오이하이디스가 끝내 법정관리를 신청해‘먹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경기도 이천의 생산라인. 관련기사 • 비오이하이디스 법정관리 신청 비오이하이디스가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그동안 우려했던 ‘중국자본의 소화불량’이 현실로 나타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나아가 중국자본이 ‘한국기업에서 노렸던 것’과 국내 부실기업이 ‘중국자본에 기대했던 것’ 사이의 거리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등 여타 기술후진국 자본의 한국기업 인수 시도 자체에 ‘새로운 시각’이 필요해진 사건”이라며 “워크아웃 기업 ‘주인 찾아주기’도 새로운 틀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오이그룹은 하이디스 인수 후 국내경영 정상화보다는 중국 내 설비투자 증설에만 줄곧 매달렸다. 최근 비오이하이디스의 경영이 위기상황으로 치닫자 이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추가자금을 지원할 테니 지적재산권(IP기술)을 이전하라”는 식의 노골적인 요구를 내세웠다. 마지막 순간 내놓은 카드는 ‘난 이제 비오이하이디스에 관심이 없으니 너희가 알아서 해라’라는 자세였다. ◇예고된 부도시계=비오이그룹은 지금까지 비오이하이디스에 얼마나 투자했나. 지난 2002년 11월 하이닉스의 LCD 사업 부문인 현대디스플레이테크놀러지(HDT)와 비오이그룹이 체결한 매각대금은 총 3억8,000만달러. 하지만 비오이그룹은 산업은행과 외환은행 등으로부터 신디케이티드론으로 1억9,000만달러와 운영자금 3,000만달러를 받으며 1억6,000만달러로 비오이하이디스를 인수했다. 결국 3,800억원짜리 기업을 절반 값(1,600억원)에 사들인 셈이다. 애초부터 빚을 안고 시작한 비오이그룹은 투자할 마음도 여력도 없었다. 신규투자도 중국에 몰두했다. 비오이그룹이 중국 내 시설 투자에 몰두하는 사이에 비오이하이디스는 2004년과 2005년 1,468억원의 적자를 냈고 올 상반기에도 87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재계 주변에서는 이 때문에 “비오이하이디스 경영정상화보다는 내부 노하우를 빼돌리는 데 관심을 집중하다 보니 경영시계를 4년 전으로 되돌려놨다”며 “애초부터 하이디스 경영을 정상화시킬 능력이 안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수 목적 자체가 기업의 영속성을 유지시키기보다 기업 내부에 감춰진 ‘보물’을 빼돌리겠다는 의도가 다분했다”고 지적했다. ◇LCD기술 헐값에 매각한 셈=비오이그룹이 감춰뒀던 하이디스 인수목적을 드러낸 것은 8월. 대주주인 비오이그룹은 지난달 산업은행에 신디케이티드론의 만기 연장을 요청하며 핵심 LCD기술을 이전하면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핵심기술에는 현재 비오이하이디스가 보유하고 있는 LCD 광시야각 기술(AFFS)을 포함해 약 3,200개에 달하는 특허 등 지적재산권과 연구개발용 기자재, 유틸리티 설비 등이 포함됐다. 한마디로 회사의 생명을 연장시켜줄 테니 알맹이를 모두 내놓으라는 제안이었다. 비오이그룹은 경영권을 행사한 지난 3년 동안에도 기술과 설비투자를 중국에 집중했다. 인수 후 비오이그룹의 중국 내 자회사 비오이오티를 설립, 국내보다 한세대 앞선 5세대 LCD 라인을 건설했고 비오이하이디스의 핵심인력 100여명을 비오이오티로 보냈다. 비오이하이디스의 한 관계자는 “100여명의 인력 중 대부분은 이미 소속이 비오이오티로 바뀐 상황”이라고 전했다. ◇회사채 시장도 불안=비오이하이디스의 부도는 투기등급 회사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부분 투기등급 채권들이 신용협동조합 및 새마을금고 등에서 인수를 하고 있어 2,000억원에 달하는 비오이하이디스의 회사채의 70%를 이들 금융기관의 자금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비오이하이디스의 부도 리스크가 시장에 알려진 만큼 당장 비오이하이디스의 부도로 인한 인수금융기관들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비오이하이디스로부터 시작된 투기등급 회사채 시장의 경색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견건설업체들에 도미노식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입력시간 : 2006/09/08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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