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090430)이 주가 300만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8월13일 사상 최초로 주가 200만원을 넘어선 지 불과 6개월 만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3.44%(9만9,000원) 오른 297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4.38%까지 오르며 300만원 고지를 밟았다. 지난 1956년 국내 유가증권시장이 개설된 후 단일 종목이 장중에 주가 300만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연초부터 대형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서도 유독 돋보였다.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연초 대비 이날까지 2.10% 상승했지만 아모레퍼시픽은 무려 27.6%나 올랐다.
시장 전문가들은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4·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고 중국 춘제 효과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역시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인들의 해외 직접구매가 늘어나고 있어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올 1·4분기에도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여 주가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 각 증권사들은 이달 들어 아모레퍼시픽의 목표 주가를 310만~340만원까지 높였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주가상승이 실적개선 때문이 아니라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의 물량이 워낙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9월 말 기준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서경배 회장 일가를 제외한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은 전체 발행 주식의 38.5%(252만주)에 불과하다. 외국인 보유 물량(28.8%·168만주)을 빼면 개인투자자 비중은 10%대까지 떨어진다. 아모레퍼시픽의 하루 거래량이 1만주 중후반대에 그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고공행진하는 배경에는 유통 물량이 적은 데서 발생하는 품귀 현상도 자리 잡고 있다"면서 "주가가 오를수록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액면분할 요구는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