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상승과 대출 규제 등으로 아파트 거래가 줄어들면서 연립주택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11일 국민은행의 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연립주택(다세대주택 포함)의 매매가격 변동률이 0.6%로 아파트의 0.3%보다 두배나 높았다. 강북지역에선 연립과 아파트의 차이가 0.7%와 0.6%로 크지 않았으나 강남지역은 연립(0.5%)의 상승폭이 아파트(0.1%)를 크게 웃돌았다. 매매가격 변동률이 높다는 것은 매수세가 몰려 매매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인천과 경기지역에선 매매가격 변동률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인천지역 연립은 2월 한달 2.0%의 매매 변동률을 기록했고 경기지역도 전달에 비해 1.4% 올랐다. 반면 아파트는 인천 0.8%, 경기 0.5% 상승해 연립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국적으로도 연립주택 매매가격은 0.9% 올랐지만 아파트는 0.3%에 그쳤다. 연립주택의 가격 상승률이 높은 이유는 지난해 아파트값이 급등해 가격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출규제까지 더해져 쉽사리 아파트에 투자하기 힘들어지자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에 살 수 있는 연립주택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가격 부담이 커지자 저렴한 투자처를 찾는 분위기가 있다”며 “뉴타운이나 재개발 부지를 비롯해 신도시 예정지역으로 꼽히는 지역의 연립주택 값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도시 후보지로 소문이 돌며 가격이 급등한 광주시 오포읍, 용인시 모현면 등의 연립은 대지지분 10평짜리가 평당 1,000만원선이다. 지난해 가을 평당 500만~700만원인 것에 비하면 최고 두배나 올랐다. 광주 오포읍 A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지지분 11평짜리가 1억3,000만원에 나와 있다”며 “가격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찾는 사람이 많아 간혹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 지역 아파트 가격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연립주택 가격을 높이는 데는 중개업자들도 한 몫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투자를 미끼로 투자자를 끌어 모아 중간에 수수료만 챙기고 빠지는 식이다. 갈 곳 없는 투자금이 연립주택으로 몰리자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재개발, 재건축이 된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수익성 분석도 없이 달려들고 있다”며 “개발이 안될 경우 환금성이 떨어져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으니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함영진 팀장도 “유망지역 중 저평가된 곳이나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곳이 아니면 투자 메리트가 떨어져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