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한국축구와 한국인

한국이 내게 가장 인상 깊게 다가온 것은 지난 2002년 월드컵 때였다. 당시 TV에서 보여진 한국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한국은 월드컵 개최국이면서도 한국 축구 사상 유례없는 월드컵 4강까지 오르는 대역사를 만들어냈다. 특히 한국이 월드컵에서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과 이탈리아를 연달아 물리치자 세계 매스컴이 한국을 격찬했다. 한국인들의 응원 또한 인상적이었다. 축구경기가 있을 때마다 한국인들은 혼연일체가 돼 거리를 온통 붉은 물결로 만들었다. 경기장에서는 물론 거리 곳곳에서 수십만 인파가 모여 붉은 머리띠와 붉은 셔츠를 입고 응원하는 모습은 신기하기까지 했다. ‘어떻게 저렇게 응원할 수 있을까’ ‘축구가 전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한국인의 열렬한 응원모습은 내게 강렬하게 다가왔고 그때부터 나는 한국 축구를 좋아하게 됐다. 한국에 와서도 한국 대표팀의 중요한 시합이 있을 때마다 나는 경기장을 찾는다. 직원과 함께 찾기도 하고 가족과 함께 관전하기도 한다. 얼마 전에 열렸던 한국과 이란의 평가전이나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평가전 때에도 직접 경기장을 찾아 한국팀을 열렬히 응원했다. 한국 축구는 유럽 축구와는 달리 선수들의 정신력과 불굴의 투지가 엄청나다. 선수들이 경기 전ㆍ후반 내내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뛰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감탄이 나온다. 경기장을 찾는 ‘붉은 악마’들의 아이디얼한 캐치프레이즈와 응원구호, 혼연일체가 된 응원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벅차고 열광하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한국 축구가 한국인의 정신과 한국인의 저력을 잘 반영하는 스포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한국인은 항상 역동적이고 단결력이 뛰어나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응집력과 추진력에 있어서는 다른 나라의 국민들보다 훨씬 탁월하다. 애국심도 남다르다. 지난 97년 IMF 위기가 닥쳤을 때 한국인들은 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 세계를 놀라게 했고 2002년 월드컵 때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것이 결국 한국 축구에서도 그대로 표출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현재 박지성 선수를 비롯해 이영표 선수가 유럽의 명문구단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것도 한국 축구의 저력이자 한국인의 저력이 아닌가 한다. 내년 독일월드컵에서 나는 한국이 토고와의 경기에서 이기고 프랑스와 스위스에 비겨 16강에 올라갈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점치고 있으나 한국 축구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아드보카트를 필두로 한국 축구가 또 다시 세계를 놀라게 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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