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한 은행에만 빚을 지고 있는 신용불량자(단독 채무자)들이 거래은행의 취업알선 등을 통해 직장을 구할 경우 새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단독 거래 신용불량자들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구인ㆍ구직 사이트를 통해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최고 3,000만원까지 대출을 해주는 신용회복지원 프로그램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신용불량자라도 취업에 성공해 일정소득을 얻게 될 경우 대출자격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짧게는 3년에서 최장 8년까지 신규로 대출을 해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도 “1,000만원 미만의 빚을 지고 있는 신용불량자들에게 취업을 알선한 뒤 고정수입이 생기면 종전 대출을 사실상의 정상대출로 전환해 최장 8년까지 분할 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은행은 500만원 이하의 단독 신불자가 원금의 5%를 갚을 경우 사실상의 신규대출 형태로 최장 8년까지 돈을 빌려 준 뒤 분할 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권의 이 같은 조치는 종전에 신용카드 연체자 등을 대상으로 사실상의 만기연장을 해주는 대환대출과 성격이 유사하지만 사실상 새로 대출자격을 부여한다는 점이 다르다. 실제로 이들 은행은 신규대출 금리를 연체금리보다 훨씬 낮은 최저 6%에서 최고 10% 안팎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주요 은행들은 정부의 신용불량자 축소 대책에 부응해 `특별대책반`등을 만들어 구체적인 후속조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조흥은행은 10만원 초과, 500만원 이하의 빚을 지고 있는 신용불량자들을 대상으로 본인이 원리금의 10% 이상을 갚고 5년 내에 분할상환 하겠다는 약속을 할 경우 연체이자를 탕감해 주기로 했다. 조흥은행은 이에 앞서 10만원 이하 소액 단독 신불자에 대해서는 다음달부터 채무를 전면 탕감하겠다고 밝혔었다. 또 하나은행은 500만원 이하의 단독 신불자를 대상으로 한 채용규모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