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중간선거 앞두고 오바마 경제참모 잇단 사임

"경기부양-재정균형 갈등탓"… 정책기조 바뀌나<br>재정확대에도 경기회복 부진 딜레마 노출

잇달아 사임한 오바마 경제브레인 로머(왼쪽)와 오재그

천문학적인 재정적자와 10%에 육박하는 고실업 등 경제문제가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핵심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백악관 핵심 경제브레인들이 잇따라 사임하면서 오바마의 경제정책에 어느 정도 메스가 가해질 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주 말 크리스티나 로머 경제자문위원회(CEA)은 다음달 3일자로 사임하고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로머 위원장에 앞서 피터 오재그 백악관 예산국장도 이달말 사임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어, 오바마의 경제브레인 '4인방'중 절반 교체되게 됐다. 남아있는 두 사람은 로렌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두 사람이 논란이 되고 있는 급증하는 재정적자와 공격적인 경기부양을 옹호해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오바마 경제팀 내부의 정책 갈등의 표출로 해석하는 시각을 제기하고 있다. 로머 위원장은 대규모 부양책을 통해 실업률을 8%이하로 묶을 수 있다는 낙관론을 펼쳐 7,870억 달러의 경기부양책을 집행하는 데 일조했다. 특히 2차 경기 부양책도 필요하다며 공공연하게 밝혀 논란을 빚기도 했다.

피터 오재그 백악관 예산국장은 퇴진발표 이후에도"지금 당장 재정을 대폭 감축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면서 "왜냐하면 그것이 갓 가시화된 경기 회생을 질식시킬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할 정도로 재정 적자의 불가피성을 강조해 온 인물이다.


이들의 퇴진이 대규모 재정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이 다시 지지부진해지면서 오바마 행정부가 공화당 등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정책실패에 대한 자인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경기부양과 재정균형을 두고 딜레마에 빠진 오바마 경제팀의 현주소를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관련기사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간 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에서 이들의 사임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고,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 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관료를 지낸 데이비드 로스코프는 "사임의 실질적인 이유가 무엇이든 두 사람의 사임은 내부의 정책 혼선이나 정책 결정 및 집행과정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로머 위원장은 백악관의 관료주의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왔으며 오바마 경제팀의 좌장역할을 하고 있는 서머스 위원장과 수 차례 마찰을 빚기도 했었다.

로머 위원장 후임에는 현 CEA 위원인 오스탄 굴스비와 로라 타이슨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굴스비 경제자문위원은 오바마가 대선 후보시절 때부터 최측근에서 경제브레인으로 활동한 '오바마노믹스의 입안자'로 오바마 행정부 출범 당시 CEA 위원장에 유력시됐던 인물이다. 그는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의 영향을 받아 자유무역과 균형예산을 중시하는 경제학자로 분류되고 있다.

타이슨 교수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CEA 위원장을 지낸 경력이 있으며 당시 재정흑자를 달성하는데 상당히 기여한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따라서 이들 가운데 누가 로머 위원장의 후임이 되더라도 과감한 재정적책과 공격적인 경기부양정책은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차기 CEA 위원장에게는 재정적자를 과감하게 축소하는 문제가 우선 과제가 될 것이며 신임 CEA 위원장은 서머스와의 관계가 무난한 사람이 낙점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