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막을 올린 `2003 서울공연예술제`해외 공연초청작 공연이 시작됐다.
스페인 마르셀 리 아투네즈 로카 극단의 `EPIZOO`, `AFASIA`가 지난 8일부터 10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4차례 공연을 갖는데 이어 러시아 리체이넘극단의 `오이디푸스왕`(14~16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 러시아 유고자파드 극단의 `갈매기`(18~20일, //), 모린 플레밍의 `After Eros`(25~26일, //), 데자돈 컴퍼니의 `There Where We Were`(31일~11월1일, //), 돈론 댄스 컴퍼니의 `Taboo or Not , Chocolate`(30~31일, 성균관대 새천년홀) 으로 이어진다.
우선 마르셀 리 연출 출연의 퍼포먼스 `EPIZOO`, `AFASIA`는 예술계 기존관념을 깨뜨린다. 처음으로 공연자의 움직임을 관객들에 의해 조정 할 수 있는 시도가 선보이며, 더 이상 관객은 공연에 있어 방관자가 아닌 참여자로 만드는 작품이다. `EPIZOO`는 얼굴, 코, 엉덩이, 가슴 근육, 입, 귀 등의 부분들을 각각 따로 움직일 수 있는 금속으로 주조된 것들을 아티스트의 몸에 부착하여 공기 압축적 메커니즘의 시리즈로 구성된 작품이다. `AFASIA`역시 기술적 복잡함을 묘사한 작품으로 두개골 바깥쪽을 통하여 쇼의 로봇과 이미지, 사운등을 컨트롤 한다. 뒤에서 비치는 프로젝션 스크린으로 나뉜 사각의 무대위에서 펼쳐지는 멀티미디어 공연은 새로운 공연 생각케 한다. 특히 스크린의 비주얼과 묘사 내용이 에러틱하면서 엽기적으로 강렬해 관람연령을 18세 이상으로 제한했다.
국내 첫 공연을 갖는 리체이넘 극단은 상트 페테르스뷰르크의 오랜 단체. 안드레이 프리코첸코 연출의 `오이디푸스 왕`은 배우들이 가면을 쓰고 연기를 한다. 배우들은 마치 그리스 조각대처럼 설정되고 서서히 움직인다. 풍자적인 스타일로 오이디푸스의 이야기를 가볍고 진지하지 않은 연기를 해보임으로써 관객들은 마치 디오니스 시대에 남근숭배의식의 행진이 있었던 거리에 와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