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증식효소 텔로머레이즈 억제
암세포를 무한증식 할 수 있게 해주는 효소인 '텔로머레이즈'의 활성을 억제하는 항암제 개발이 가시화되고 있다.
사람의 세포는 분열할 때마다 DNA 끝부분(텔로미어)에서 염기쌍이 떨어져 나가 길이가 짧아지며, 어느 정도에 이르면 분열을 멈추고 사멸한다.
그러나 암세포 등에선 염기쌍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막는 텔로머레이즈가 대량으로 생산, 암세포가 끊임없이 증식한다.
이에 따라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들도 제노프라(genoprot.com), 디엔에이링크(dnalink.com)와 리드제넥스(leadgenex.com)를 중심으로 텔로머레이즈의 활성을 억제하면서 부작용이 적은 화합물, 유전자치료법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먼저 제노프라는 텔로머레이즈를 만드는 hTERT RNA를 두 조각으로 절단한 뒤, 자체 설계한 독성RNA와 결합시켜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유전자치료법을 개발했다.
이 회사 이성욱 사장(단국대 교수)은 "텔로머레이즈를 만드는 RNA를 절단, 그 활성을 억제하는 것만으로 종양세포를 죽일 수는 없다"며 "'절단-치환 RNA구조체(리보자임)을 이용해 절단된 RNA에 독성RNA를 결합ㆍ발현시켜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미국 듀크의대서 박사후 과정 때 스승인 브루스 셀렌저 교수와 리보자임을 이용한 유전자치료법의 기반기술을 개발, 공동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그는 "텔로머레이즈의 활성을 억제하는 항암제나 유전자치료법을 다른 항암제와 함께 사용할 경우 우수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다만 암의 10% 정도에선 텔로머레이즈가 발현되지 않기 때문에 나름의 한계를 갖고 있다"고설명했다.
이 사장은 "DNA칩을 이용해 종양에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RNA를 발굴한 뒤, 이를 타겟으로 하는 항암제를 개발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며 "앞으로 이 분야 연구도 본격화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디엔에이링크와 리드제넥스도 텔로머레이즈의 활성을 억제하는 항암제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디엔에이링크는 연세대 정인권 교수(생물학과)와 공동 개발한 초고속 약효검색기술을 활용, 리드제넥스가 합성한 1,300여가지 화합물 중 암세포에서 추출한 텔로머레이즈의 활성 억제효과가 뛰어난 10여가지를 골라냈다.
이 회사는 세포ㆍ동물실험을 거쳐 화합물구조를 최적화한 뒤, 전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웅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