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특히 지난달 영업정지를 당한 부산ㆍ대전ㆍ부산2ㆍ중앙부산ㆍ전주ㆍ보해ㆍ도민 등 7개 저축은행의 대부분을 이르면 다음달초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내놓을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저축은행 경영 건전화를 위한 감독강화 방안에서 “영업정지를 당한 저축은행의 정상화를 최대한 지원하되 어려울 경우 예금보험공사 주도로 우량 금융자본 등에게 신속하게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현재 금융감독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검사 결과에 따라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부실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증자나 임원직무정지, 관리인 선임 등 경영개선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아울러 대주주가 유상증자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이뤄내지 못하면 최대한 빨리 제3자 매각에 나서기로 했다. 따라서 이르면 다음달에는 M&A 대상 저축은행이 윤곽을 드러내고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검찰이 최근 부산저축은행그룹 계열 5개 저축은행들과 보해ㆍ도민저축은행의 경영진과 대주주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착수한 만큼 영업이 정지된 7곳 모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금융권은 내다봤다.
예보 주도로 진행될 매각 작업은 삼화저축은행처럼 인수자가 자산과 부채를 떠안는 자산ㆍ부채 이전(P&A) 방식으로 이뤄진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지주회사들이 저축은행 인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저축은행 M&A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저축은행 추가 인수 방침을 밝힌 우리금융지주는 우리금융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꾼 삼화저축은행의 경영정상화를 지켜 본 뒤 M&A에 나서기로 했다. 따라서 상반기 저축은행 M&A 시장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신한ㆍKBㆍ하나금융지주도 아직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만큼 저축은행 M&A에 대한 관심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다만 지난 15일 출범한 BS금융지주는 올 상반기에 저축은행 인수에 나서기로 했다. BS지주는 영업정지를 당했거나 유동성 위기에 처한 부산ㆍ경남지역 저축은행 가운데 인수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2금융권에서도 대기업 계열의 일부 금융회사들이 저축은행 인수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지난 11일 예나래저축은행 매각을 공고한 예보는 오는 21일까지 인수 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아울러 이달 초 수의계약 입찰에 실패한 예쓰저축은행에 대해서도 다음 주에 매각작업을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