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리 대폭인하" 목소리 높아

■ 3분기 성장률 3%대 곤두박질<br>내수·수출 등 모두 부진… 내년 하반기나 저점 예상


지난 3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3%대로 급락했다는 것은 국내 경기가 빠른 속도로 내리막길로 접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경제가 본격적인 하강국면에 접어든 셈이다. 더욱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실물경제 침체가 본격화되고 있어 하강속도는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내년 성장률이 2%대까지 수직 낙하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흘러나오는 등 내년도 성장은 사실상 포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일각에서는 경기 하강이 예상보다 심하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다음달 대폭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내수ㆍ수출 동반 하강=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불과 0.6% 성장에 그쳤다. 2004년 3ㆍ4분기(0.5%) 이후 최저 수준이다. 한은이 당초 내다본 0.8%에도 못 미친다.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식고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주원인이다. 금융위기로 소비가 얼어붙는 동시에 수출도 경기침체로 둔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1% 성장에 머물렀다. 그나마 전분기(-0.2%)가 워낙 나쁜 탓에 플러스 상태이지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이나 다름없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소비가 위축되다 보니 투자도 죽을 쑤고 있다. 성장률 기여도가 큰 건설투자가 대표적이다. 건설투자는 전기 대비 -0.9% 성장률을 기록, 1ㆍ4분기(-1.1%), 2ㆍ4분기(-1.2%)에 이어 3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당연히 건설업 성장도 뒷걸음질쳤다. 건설업은 2ㆍ4분기 -1.4%에서 3ㆍ4분기에도 0.3% 감소세를 보였다.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금까지는 내수부진을 수출로 만회했지만 실물경제 침체로 수출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한 것. 3ㆍ4분기 전기 대비 수출은 전분기 4.3% 성장에서 1.8% 감소로 돌아섰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로는 8.1% 성장해 지난해 3ㆍ4분기(9.0%) 이후 처음으로 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반면 수입은 10.4%를 기록해 지난해 2ㆍ4분기 이후 1년여 만에 수출입 증가율이 역전됐다. ◇고용 등 실물경제 둔화 전방위 확산=생산ㆍ고용ㆍ소비 등 실물경기 둔화세가 확연해지고 있다. 우선 산업생산 둔화세가 눈에 띈다. 8월 중 산업생산증가율은 시장 예상치(6.9%)를 크게 밑돈 1.9%에 그쳤다. 대내외 수요 감소, 재고순환지표 악화,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 확산이 어우러진 결과다. 재고율이 높은 수준(14.4%)을 나타내고 있어 산업생산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비스생산증가율도 7월 3.9%에서 8월 1.6%로 하락했고 소비재판매액(3.9%→1.5%)과 설비투자증가율(9.9%→1.6%) 등 내수 관련 지표도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 가계와 중소기업의 채무증가로 내수부진의 장기화 가능성은 불가피해 보인다. 고용사정은 더욱 암울해지고 있다. 9월 중 고용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1만2,000명(0.5%) 증가에 머물렀다. 2002년 이래 최저치다. 고용시장 참가율도 61.3%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고용시장의 둔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제조업ㆍ건설업ㆍ소매업ㆍ외식업 등 산업 전반적으로 고용률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민간소비의 가늠자인 백화점과 대형 마트의 매출도 감소세다. 백화점 매출은 9월 -0.3%를 기록, 올 들어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했다. 이마트의 9월 가전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줄었다. ◇경기 저점 어디…한은 대폭 금리 인하 나설까=본격적인 실물경제 침체로 내년 경기는 올해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내수가 여전히 부진한데다 수출둔화까지 겹치면서 4ㆍ4분기는 물론 내년도에도 경기침체는 지속될 것”이라며 “경기 저점은 적어도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석태 한국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지기 전인 9월 말의 성적표가 3%라면 내년도는 2.2%로 올해보다 훨씬 나빠질 것”이라며 “사실상 내년도 성장은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GDP가 잠재성장률을 하회한 만큼 한은이 큰 폭의 과감한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종우 SC제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국경제가 외환위기 이후 잠재성장률인 4.1%로 곤두박질친 만큼 경기하강을 방어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서야 한다”며 “한은이 다음달 0.5%포인트의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한은이 내년 3ㆍ4분기까지 정책금리를 1.50%포인트까지 대폭 인하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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