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는 ‘멜팅팟’(Melting Pot)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세계인들의 최첨단 아이디어가 가장 효율적으로 융합하는 용광로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인적자원 전문가들도 인재경영의 벤치마킹 모델로 실리콘밸리를 꼽는데 주저함이 없다.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인재를 어떻게 확보, 육성, 관리할까. 이곳의 기업들은 대규모 공채 보다 내부 임직원들의 추천이나 인턴제를 통한 인재채용을 선호한다. 인재채용에 따르는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검증된 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신입사원의 40%를, 시스코시스템즈는 60%를 내부추천을 통해 확보하고, 인텔은 전체 신입사원의 70%, GE는 60%, 3M은 30% 가량을 인턴십을 통해 채용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내부추천을 받은 인재에 대해 5번의 현장 실무자 인터뷰와 2번의 최종 인터뷰 등 본사에서만 총 7회 이상의 인터뷰를 실시한다. 추천을 통해 능력적인 검증을 거친 인재에 대해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과 기준에 적합한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위해서다. 이곳 기업들은 핵심인재 육성에도 아낌없이 돈을 쏟아붓는다. 기존 핵심인력의 능력강화 없이 외부인사만을 영입해서는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인텔은 총 7만여명의 임직원 중 매년 10%의 인력을 직무 이동시킨다. 이는 조직운영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고, 지속적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회사의 경영방침을 구성원들이 공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시스코시스템즈는 직원의 학습과 성장을 위해 예산의 11%를 교육에 투자하고 있으며, GE의 크로톤빌 연수원도 직급별로 3개의 프로그램을 상시적으로 운영하면서 임직원 재교육에 투자한다. 이곳 기업들은 확보한 인재를 관리하기 위해 확실한 성공보수를 보장한다는 공통점을 갖고있다. 일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야말로 우수 인력을 장기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며 동시에 내부경쟁을 유도해 끊임없는 혁신이 가능토록 하는 원동력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가장 널리 활용되는 방법은 스톡옵션. 스톡옵션은 일시적인 보상차원이 아니라 혁신적인 문화를 강화하는 장기적인 수단으로 활용도가 높다. 실제 시스코시스템즈의 경우 전체 지분의 5%가량을 임직원들이 갖고 있다. 미국에서 7년간 IT관련 사업을 했던 박상일 PSIA사장은 “한국에서는 개인적인 관계나 친분을 활용해서 인재를 스카우트하지만 미국은 철저히 보수에 근거해 인재를 확보, 관리한다”며 “기본급 대신 스톡옵션을 많이 줌으로써 핵심인력이 장기간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고 전했다. 능력에 따른 보상 역시 확실하다. 이를 통해 상시적 내부경쟁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IBM의 경우 동일 직급에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결단력이나 혁신적 사고 등 13개의 역량을 평가해 상위 10%와 하위 10% 사람들간에 최고 4배의 보상 차이를 두고 있다. 델컴퓨터 역시 목표 달성 정도에 따라 기본급, 성과급, 스톡 옵션 등에 있어서 최고 30% 이상의 차이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