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산업 거품 성장 위기"
강한섭 서울예술대학 교수 주장
강한섭 서울예술대학 교수
한국의 영화산업에도 거품이 형성돼 언제 꺼질지 모르는 위기상황이 조성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한섭 서울예술대학 교수는 최근 젊은영화비평집단이 주최한 '영화문화의 다양성 증진 방안'이라는 주제의 포럼에서 “지금 한국영화는 붐이 아니라 대단한 위기다”며 “현 시점은 시장의 왜곡으로 전형적 거품성장이 예상되고 있어 스크린쿼터 논의를 할 단계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이날 '한국영화산업의 경쟁력과 스크린쿼터의 효용성'이라는 발제문에서 “지난 몇 년간 전체 영화시장이 확대되기는커녕 축소됐다. 박스오피스만 두 배로 커졌을 뿐, 비디오 시장은 50%로 축소되는 등 한국영화산업은 지금 붐은커녕 시장의 왜곡을 통한 전형적인 거품 성장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어 “한국영화 붐은 돈의 흐름과 속도가 만들어낸 인위적인 현상”이라면서 “특히 카드업체등과 연계한 극장 입장료 할인 정책과 정부의 무분별한 지원정책이 영화 시장의 거품을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영화 붐은 신용, 소비, 부동산의 3대 거품이 중층적으로 만들어낸 숫자의 착시현상으로서의 신기루다”면서 “스크린쿼터는 한국영화계의 생명 줄이 아니지만 한국영화 시장의 붕괴가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르는 이런 위기 국면에서 스크린쿼제를 축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기민 마술피리 대표는 “2000년 정부의 영화진흥기금 1,700억원 조성은 가뭄의 단비 같은 것이었다“면서 “당시 대우, 삼성 등 비디오를 통해 영화계에 진출했던 대기업들이 서서히 영화에서 손을 떼던 시기라 영화계에서는 자본이 말라갔고, 그러던 차에 나온 정부의 지원은 매우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김종현 CJ엔터테인먼트 상무도 “극장의 제휴사 중 카드 사업자는 10%에 불과하다“며 “카드 보다는 정부의 공적 자금을 하나도 받지 않는 이동통신 3사의 영화계 예매 및 할인 비중이 훨씬 크다”며 강 교수의 주장을 반박했다
강동호 기자 eastern@sed.co.kr
입력시간 : 2004-10-26 1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