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직후 은행권 경영난`이란 일반적 공식을 깨고 최근엔 은행들이 오히려 건실함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주로 저금리 기조와 포트폴리오 다각화 때문이라고 이코노미스트가 최근호(3일자)에서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3년 전 주식시장 붕괴 이후 파산 은행 수는 지난해 10개, 올해 1개 등으로 수적인 면에서 90년대 초 경기 침체 직후의 100여개에 비해 크게 줄었다. 또 파산 은행들이 대부분 소규모여서 은행권 전체에 미치는 여파도 미미한 데다 나머지 은행들은 현재 풍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등 건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시티그룹, JP모건, BOA 등 3대 은행의 지난 1ㆍ4분기 수익은 총 120억 달러를 웃돌고 있으며, 은행권 전체의 수익이 전체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를 넘고 있다. 90년대 초 이 비율은 15%에 불과했다.
이는 근본적으로 저금리가 배경이란 게 국제결제은행(BIS)의 분석. 저금리가 부채 부담을 줄이고 집값 상승을 부추겨 결국 경기 회복의 관건인 소비 위축을 제한했다는 것. 또 은행이 대출 위주의 경영에서 탈피, 파생상품 등 첨단 금융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점도 부실을 피할 수 있는 요인이 됐다고 BIS는 덧붙였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추가적인 경기 침체 가능성이 남아있고 파생상품 시장이 아직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BIS가 은행 호황의 다른 배경을 간과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