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은, 작년 7·8월 연속 금리인상은 금리 내리기 위한 선제적 조치"

한은 관계자 "서브프라임 심각성 미리 파악"<br>2분기내 인하 가능성


한국은행이 지난해 7~8월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은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뒤 전격적으로 취한 조치로 드러났다. 즉 비난받았던 것처럼 눈앞에 닥칠 위기도 파악하지 못하고 금리를 올린 게 아니라 문제의 심각성을 감지하고 향후 금리를 인하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금리를 인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은이 앞으로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거의 확실해진 것으로 관측된다. 21일 한은의 한 관계자는 “한은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의 심각성을 지난해 6월 말쯤 파악했다”며 “아이러니지만 그로 인해 7~8월 전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한은이 지난해 7월과 8월 콜금리를 0.25%포인트씩 연속해 올린 직후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지자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금리를 인상했다는 여론의 지적과 배치되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2월 서브프라임의 징후가 나타난 당시에는 국제적으로 그냥 넘어가자는 분위기에 동조했으나 6월 말께 미국 측의 공식 보고는 받지 않았지만 문제가 간단하지 않음을 파악했다”며 “미래를 대비해 이때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앞으로 통화정책을 집행할 기회를 놓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돼 전체 간부회의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즉 시간이 갈수록 서브프라임 위기가 확대될 것이 뻔해 미국 등 주요국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고 결국 우리도 금리인하에 동참해야 하는데 유가 급등으로 물가는 치솟고 유동성도 넘치는 상황에서는 당시 4.5%라는 비교적 낮은 금리 수준으로는 추가인하가 쉽지 않아 금리를 올렸다는 설명이다. 결국 그때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해놓았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경기둔화에 대비해 금리인하를 고려해볼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는 얘기다. 하지만 금리인상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는 “당시 국내 및 해외 경기가 썩 좋은 것도 아닌데다 물가도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이어서 간부들 사이에서도 금리인상에 반대하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며 “하지만 향후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통화정책을 운용하기 위한 선제적 차원에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의견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발언을 종합해보면 한은은 서브프라임 파고가 발발하기 전부터 서브프라임 위기가 한국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적절한 시기에 금리를 인하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과감하게 금리인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며칠간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고 있지만 금융시장 불안과 세계적인 금리인하 기조, 한미 간 금리 차 등을 감안하면 한은의 금리인하 방향성은 분명해 보인다”며 “적어도 2ㆍ4분기 내에 인하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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