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기관투자가 3곳 가운데 1곳은 내년에 최소 한 개 이상의 유로존(유로화 통용 16개국) 회원국이 채무불이행(디폴트) 또는 채무재조정을 겪을 것이라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관투자가들의 60% 가량은 올해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이어 내년에도 유로존에서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을 통해 추가 구제금융을 받는 일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클레이즈캐피털이 2,000곳 이상의 헤지펀드와 트레이딩 부서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향후 유럽 재정위기의 최대 문제로 꼽히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불안감이 드러났다. 응답자의 3분의 1이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에 대한 매수 포지션을 권고한 반면 3분의 2는 매도 포지션을 선호했다.
그러나 그리스와 아일랜드를 무너뜨린 이번 재정위기가 통화동맹의 해체 등 유로존의 근본적인 위기로 귀결될 것으로 보는 응답은 4%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25%는 지금의 유로존 위기가 내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핵심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37%는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들의 재정악화 우려가 가장 지배적인 주제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피에로 게치 바클레이즈캐피탈 외환리서치 대표는 “기관투자가들은 주요 선진국 정부들이 재정 및 채무 정책을 어떻게 펴나갈 지에 대해 많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