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투자환경 혁신이 사는 길

이규황<국제경영원 원장·경제학 박사>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연평균 2.6% 수준이다. 지난 2003년 2ㆍ4분기부터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투자가 부진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전통산업이 공급 과잉인데도 새로운 투자처는 찾기 힘들다. 핵심기술도 뚜렷하지 않고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는 위험이 매우 크다. 미래도 불확실하다. 소비부진이 계속되고 수출 환경이 불투명하다. 투자 환경도 열악하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대만의 66.2% 수준이다. 그러나 시간당 임금은 대만보다 두배나 높다. 물류비도 매출액의 11.1%나 된다. 중국과 일본의 두배다. 그 결과 우리 기업의 대중국 투자는 국내투자와 달리 연평균 54% 이상이나 증가했다. 배당 위주의 경영평가도 문제다. 외국인 주주가 40% 이상인 기업들은 배당률이 41%에 이른다.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투자가 어렵다. 경영권 보장도 쉽지 않다. 따라서 진취적 기업가 정신은 실종 직전이다. 대기업 투자가 중소기업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대기업이 집중해 투자하는 첨단 정보기술(IT) 업종이 수출의 28.6%를 차지하고 있으나 부품의 65% 이상을 수입하기 때문이다.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 수도권ㆍ토지이용ㆍ출자총액제한 규제 등은 올해에도 수십조원 이상의 투자를 막는다. 교육ㆍ의료ㆍ관광시장도 경쟁이 적어야 한다. 세계화의 관점에서 관련된 제도를 바꿔야 한다. 차선책으로 사업을 위주로 하는 한시적인 규제 조정이 있을 수 있다. 특정지역을 대상으로 규제를 풀 수도 있다. 둘째, 지속적인 구조조정이다. 경쟁력 없는 업종은 정리되거나 부가가치를 높게 만들어야 한다. 다음 세대가 먹고살 수 있는 성장산업이 발굴되고 집중 투자해야 한다. 중소기업도 지속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셋째, 투자 환경 개선이다. 고임금ㆍ고지대(高地價) 등을 낮춰야 한다. 합리적인 노사시장이 정착돼야 한다. 동북아 허브의 관점에서 국토 개발이 추진되고 물류시설도 확충되며 운용도 지속적으로 변혁돼야 한다. 그리고 안정적인 경영권 보장이 필요하다. 경영시장에 외국인과 내국인의 차별이 없어야 한다. 투자 없이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없다. 경제의 성장잠재력도 떨어진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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