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라크석유 이권다툼 치열

이라크 공격을 둘러싸고 국제사회가 양분된 가운데 미국은 전쟁 준비와 동시에 이라크 유전 개발의 시나리오를 가다듬고 있고, 프랑스와 러시아는 이라크에 대한 기득권을 잃을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이라크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의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고, 걸프전 이전의 생산 설비를 보완할 경우 현재보다 3배의 생산을 할 수 있다. 이라크 석유에 대한 이해관계는 전쟁에 대한 외교 마찰과 맥이 같다. 프랑스의 도미니크 드 빌팽, 러시아의 이고리 이바노프, 독일의 요시카 피셔 외무장관은 5일 파리에서 긴급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이라크 무력공격을 허용하는 유엔 2차 결의안을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라크가 유엔 무기사찰단을 속이고 무장해제를 않고 있다”며 전쟁이 며칠 안남았음을 시사했고, 토미 프랭크스 미 합참의장도 “이라크를 공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선언했다. 미 국무부와 국방부는 지난주말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사담 후세인 정권 축출후 석유 개발에 관한 정책 수립을 위해 해외에 망명한 이라크 석유전문가들의 보고를 들었다. 이날 보고에서 전직 이라크 석유관료였던 무하마드 알리 자이니씨는 새로운 유전 개발에 해외직접투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 행정부 관리들은 이 보고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으며 석유개발사, 기술자들에게 전후 유전 개발에 관한 협의를 한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부시 행정부는 지난 1월에 엑손-모빌, 세브론-텍사코, 핼리버튼등 석유회사들과 모임을 갖고 이라크 유전 개발에 관한 협의를 했었다. 그러나 전쟁에 반대하는 국가의 석유사들은 이라크 유전 개발의 기득권을 잃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프랑스의 토탈피나엘프사는 이라크와 2개 유전 개발권에 대한 협상을 벌여 가계약을 맺어놓고 있다. 걸프전 직후 취임한 빌 클린턴 행정부는 미 석유회사들에게 이라크에 들어가지 말 것을 요구했고, 프랑스 회사가 그 반사 이익을 본 것이다. 하지만 엘프사는 미국이 이라크를 점령할 경우 후세인 정부와 맺은 가계약을 무효화시킬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러시아는 구 소련 정부가 후세인 정권에 무기를 제공한 70억~120억 달러의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루크 오일등 러시아 석유회사들이 이라크 유전 개발 계약을 체결해 놓고 있다. 러시아 회사들은 미국의 눈치를 보며 계약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그 규모가 엄청나다는 분석이다. 러시아 석유회사는 최근 이라크 반정부 세력으로부터 후세인 정부와의 계약이 일체 무효가 될 것이라는 언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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