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일부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금지조치로 뉴욕 증시에 훈풍이 불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 사상 최장인 30일 연속 순매도를 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공매도를 규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외국인 순매도에는 공매도가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 대한 인위적 개입에 대한 논란이 커서 실현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미 금융주, 공매도 금지 효과 국내도 간접 효과(?)=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지난 15일 한시적으로 19개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제한 조치를 취했다. 이들 종목을 중심으로 쇼트커버링(기존에 공매도 했던 물량을 다시 환매수하는 것)이 일어나면서 뉴욕 증시도 올랐다. 17일 뉴욕증시에서는 공매도 제한 대상이 된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전날에 비해 각각 23% 상승하며 이틀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공매도 제한 종목뿐 아니라 뉴욕 금융주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탔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팀장은 “미국 내에서까지 퍼진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아시아에서 공매도를 활발하게 하는 외국인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순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매도세에서 유일한 수급 주체인 개인들도 조만간 한계를 드러낼 것 같다”며 “기관들이 매수에 나서지 않는 한 증시 반등은 힘들다”고 말했다. ◇국내도 공매도 제한 여론 비등=미국에서 공매도 제한 조치의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면서 국내에서도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매도 제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서는 공매도 폐지 청원 서명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공매도가 전체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처럼 크지 않아 규제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오히려 공매도 제한에 대한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 총괄부장은 “공매도 제한은 최근 급락에 따른 단기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시장의 방향성 전체를 바꿀 순 없다. 오히려 시장 규제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효율성을 저해한다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성진경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시장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가려면 오히려 공매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외국인만 가능한 공매도를 개인도 원활이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