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시장의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거침없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국내증시에 대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반짝 올랐다가 이내 바닥으로 꺼져버리는 ‘냄비 장세’가 아니라 견조한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지는 ‘대세 상승장’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 과거 일본과 미국의 장기 상승국면과 국내 증시상황이 유사하다는 점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ㆍ미국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베이비붐 세대가 경제활동의 주역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간접투자문화가 정착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한국에서도 대세상승 국면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ㆍ일의 10년 오름세 닮았다=종합주가지수는 지난 2001년 이후 무려 두 배 이상 상승했다. 2001년 520.95포인트였던 지수는 1,090포인트까지 뛰어올랐다. 이 기간 시가총액도 255조원에서 506조원으로 98.1%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승세를 80년대 일본의 닛케이225지수가 494.2% 오르고 90년대 미국 다우30지수가 309.1% 상승했던 것과 비교한다. 당시의 미국ㆍ일본과 증시상황이 비슷해 지수가 이미 많이 올랐지만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과 경제구조가 비슷했던 일본과 경제상황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예상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본의 경우 80년대 수출이 112.8% 증가하고 무역수지가 352.1%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경제성장에 힘입어 통화가치도 달러당 89엔이나 상승했다. 한국 역시 2001~2004년 수출이 69% 성장했고 무역수지가 214.6% 늘어났으며 환율도 달러당 284원 하락(원화가치 절상)했다. ◇저금리정책 기조 지속, 간접투자문화 정착도 공통점=미국과 일본의 대세상승 국면 중 저금리정책이 이어졌다는 점도 현재 국내 증시상황과 유사하다. 증권선물거래소의 ‘한ㆍ미ㆍ일의 지수상승기와 최근 증시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80년 7.5%였던 기준금리가 85년 5.5%로 하락했고 89년에는 3.38%까지 내려갔다. 미국 연방금리도 89년 7.5%에서 90년 6.5%, 91년 3.63%로 인하됐다. 이후 98년 4.75%, 99년 5.55%로 소폭 오르기는 했지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콜금리 역시 2001년 5.25%를 고점으로 2002년 4.25%, 2003년 3.75%까지 내려갔으며 2004년 이후 3.25%를 고수하고 있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이 같은 저금리 기조에다 인구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은행예금에서 주식 등 유가증권으로 투자패턴이 변화한 것도 한국ㆍ미국ㆍ일본 증시의 공통된 모습”이라면서 “그 결과 개인의 직접투자는 다소 감소한 반면 기관투자가 비중은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베이비붐 세대가 경제활동의 주역으로 등장한 점도 비슷하다. 한국증시에서도 자산운용에 적극적이고 투자에 대한 욕구를 실행시키는 40대 인구비중이 확대되면서 주식시장이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