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교역조건 사상최악 전락…경제버팀목 수출 '치명타'

수출단가 제자리 걸음, 수입단가는 급등<br>유가 45弗 넘으면 성장률 1.6%P 하락<br>감세등 통해 소비진작…충격 흡수해야

교역조건 사상최악 전락…경제버팀목 수출 '치명타' 수출단가 제자리 걸음, 수입단가는 급등유가 45弗 넘으면 성장률 1.6%P 하락감세등 통해 소비진작…충격 흡수해야 국제유가 급등은 한국경제에 다시 오일쇼크의 망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0PEC)에 따르면 환율과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국제유가 실질가격은 현재 7~8달러 수준. 만약 국제유가가 50달러(WTI 기준) 이상에 이를 경우 1차 오일쇼크 때의 실질가격인 9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82년 2차 오일쇼크 때는 무려 15.9달러에 이르렀다. 김현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오는 15일로 예정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소환투표가 국제유가 기조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며 "전반적으로 수요가 커지고 잉여생산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계속 악재들이 터지면서 유가가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45달러를 넘어설 경우 사실상 3차 오일쇼크로 볼 수 있다며 국내적으로 경제성장률이 최대 1.6%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내놓은 내년도 3%대 성장전망이 현실화되는 셈이다. 또 물가는 1.6%포인트 상승하고 경상수지는 85억8,000만달러가 악화된다고 예상했다. 국제유가 급등의 영향은 한국경제를 외끌이하고 있는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수입단가가 상승, 지난 4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84.8을 기록하며 월간기준으로 역대 최저치였던 2003년 3월의 85.1을 제쳤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해 12월 88.5에서 올해 ▦1월 88.5 ▦2월 86.2 ▦3월 85.8 ▦4월 84.8로 4개월 연속 하락했다. 5월 들어 수출단가가 오르면서 86.1로 소폭 상승했지만 유가 등 수입단가가 최근 급등, 상황은 오히려 비관적이다. 한은측은 "유가급등 요인은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교역조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최근의 고유가 상황이 제대로 반영되면 올 하반기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무역협회는 한발 더 나아갔다. 무협은 최근 국제유가가 현재 수준대를 유지할 경우에도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연간 120억달러 가량 악화된다며 보다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무협은 "국내 원유수입의 8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 가격이 37달러대(WTI 기준 45달러)를 지속할 경우 향후 1년간 수입은 88억3,000만달러가 늘고 수출은 31억6,000만달러가 감소해 120억달러의 무역수지 악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에너지 대란 같은 대외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경제의 안전판으로서 소비회복이 시급하다"며 "정부는 비축유 방출, 관련 세금인하 등 물가 안정화대책에 주력해 소비심리 회복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고유가대책을 둘러싸고 민간업계와 정부는 분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향후 고유가 시대가 계속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에너지 효율성을 제고하고 해외자원과 신ㆍ재생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는 데 일치를 본 양측이 단기대책에서는 서로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일단 단기적인 세금인하정책 등은 배제하고 있다. 배성기 산자부 자원정책실장은 "석유수급에 지장이 없는 한 정부가 세금인하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개입하면 시장을 오히려 왜곡시킬 수 있다"며 정부가 인위적인 정책을 당분간 쓰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최수문 기자 chms@sed.co.kr 입력시간 : 2004-08-1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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