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시장은… 당분간 '유리그릇 장세' 지속될듯

[천안함 北소행 공식발표]<br>"사태 수위 더 나빠질수도" 우려… 환율 1200원 넘어설 가능성에 증시도 유럽변수로 변동성 클듯


천안함 침몰이 북한 어뢰 공격에 따른 것이라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발표가 나온 20일.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시장에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다. 시장 참가자들은 천안함 사건과 북한의 소행이라는 점이 이미 시장에 노출된 재료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올랐다지만 천안함 문제보다는 유로존 위기의 여파가 작용했고 주식시장은 오히려 한때 오름세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오전 장 늦게부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고 원인 발표 직후 우리 정부가 단호한 조처를 천명하고 이에 대응해 북한이 검열단 파견과 '제재시 전면전'이라는 고강도 수위의 맞대응이 시간대별로 이어지면서 시장은 조금씩 놀라기 시작했다. '별것 아닌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다. 경색 국면이 장기화하고 사태의 수위도 더 나빠질 수 있겠다'는 심리가 작용한 셈이다. 가뜩이나 남유럽 재정위기 문제로 시장이 허약해지면서 달러화가 강세 기조를 띠고 있는 와중에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발생한 것이다. 여기에 오후2시께는 해외에서 또 다른 악재가 겹쳐 왔다. 헤지펀드 물량으로 호주달러가 급락하면서 연쇄적으로 원화에까지 충격을 준 것이다. 달러당 1,180원을 넘어선 환율은 이후 수직 상승하면서 장중 1,196원70전까지 치솟기도 했다. 장 마감 소폭 조정 끝에 1,194원10전으로 장을 마쳤지만 시장에 불안감은 가득했다. 주식시장의 부침도 심했다. 시장은 오전까지만 해도 오르내림을 이어가며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상황은 돌변했다. 북한이 전면전까지 거론한데다 원화 가치 급락까지 이어지면서 외국인에 이어 기관까지 매도 행렬에 나서자 장중 38포인트까지 떨어지며 1,600 아래로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은 아예 '전율'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투매가 연출됐다. 문제는 앞으로의 상황인데 전문가들은 천안함 사태와 유로존의 위기가 맞물리면서 당분간은 불안한 '유리그릇 시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의 경우 추가적으로 급등할 것 같지는 않지만 유로존 문제가 워낙 가변적이어서 상황에 따라서는 1,200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상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주식시장도 당장 안정세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 문제의 경우 우리 정부가 군사적 대응이 아닌 국제적 공조의 틀 속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가적인 충격은 작을 것으로 보이지만 유로존의 불씨가 여전해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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