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소니 특허공유는 소니가 먼저 제안'

지난해 말 삼성과 소니간에 체결된 대규모 특허공유는 소니측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는 그만큼 삼성의 특허 경쟁력 위상이 경쟁업체에 위협이 될 정도로 성장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소니의 지적 재산 담당 나카무라요시히데(中村嘉秀) 수석 상무는 삼성과 소니가 대규모 특허 공유 계약 체결을 동시 발표한 지난해 12월14일 일본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당시 삼성전자측은 공식 발표문 외에는 비공개에 부치기로 한 양측의 약속에 따라 구체적 내용에 대해 함구, 이러한 뒷얘기들이 국내 언론에는 알려지지 않았었다. 나카무라 상무는 "삼성과의 특허 상호 개방에 대해 소니가 먼저 제안했으며 소니측이 주체적으로 움직인 결과 삼성의 협조 자세를 끌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적어도 협상 초기에는 삼성측이 특허 공유에 대해 소극적이었으며 양측이 대규모 특허 개방에 합의하기까지 적지 않은 난항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소니측은 소니가 보유한 첨단 분야 특허 6%는 머지 않아 공유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도 밝혔다. 이어 나카무라 상무는 "삼성은 최근 수년간 특허 경쟁력이 급격히 높아진 상태"라며 "특허를 둘러싸고 쓸모없는 소모전을 벌이는 것보다 크로스 라이선스로 상호지적재산을 존중하고 첨단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편이 득이 되는 전략이라고 판단했다"며 특허 공유를 제안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양사간 경쟁이 더 심해지기 전에 두 회사간 관계를 정리해 두려고했다"며 "이번 특허 상호 개방으로 크로스 라이선스를 보완하는 라이선스 수입 등의측면에서도 상당한 공헌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세계 굴지의 기업이 특정 기술에 국한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크로스 라이선스를맺은 것은 극히 이례적이어서 당시 양사간 계약은 세계 전자업계의 이목을 받았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후지쓰가 삼성SDI를, 마쓰시타가 LG전자, 도시바가 하이닉스를 대상으로 각각 특허 침해 문제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일본 전자.반도체업체들이 한국 업체들이 전방위 공세에 나선 가운데 나온 소니의 이같은 삼성과의 공조를 `독자적인 협조노선'으로 표현했다. 당시 경제산업성 등 일본 정부 일각에서는 삼성-소니 특허 공유 합의에 대해 지적재산권의 유출에 대응, 일본 정부 차원에서 진행해온 정비작업과 상충되는 `이질'(異質)의 접근법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전자의 미국 특허 출원건수는 1천604건을 기록, 사상 최고기록을 세우며 인텔(1천601건.7위)을 `박빙의 차'로 따돌리고 6위에 올랐으며 소니는 1천305건으로 10위에 그쳤다. 또한 삼성전자는 올 초 이윤우 부회장을 CTO(최고기술책임자)로 임명, CTO를 부회장급으로 승격시킨 데 이어 윤종용 부회장이 경영진 회의에서 `특허경영'을 올해의 주요 경영화두로 내세우는 등 `2007년 특허출원 톱 3'를 목표로 특허 경쟁력강화에 고강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의 기술 경쟁력의 핵심인 특허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있는 가운데 소니측이 먼저 삼성측에 `공조'를 제안한 것은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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