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법연수원생도 취업한파

“지난 주 금융감독원에서 면접을 봤어요. 월말에 합격자를 발표한다고 하는 데 어떻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21일 사법연수원 수료식을 가진 P씨의 하소연이다. 사시합격이 미래를 보장한다는 `상식`은 옛말이 됐다. 금융감독원에 지원한 연수원수료생은 100명. 하지만 금감원은 7명만을 원한다. 사법연수원은 21일 오후 2시 경기도 일산 연수원 대강당에서 최종영 대법원장과 심상명 법무부장관, 정재헌 대한변협회장 등 법조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법연수생 32기 798명의 수료식을 가졌다. 이날 최종영 대법원장은 치사를 통해 “오늘날은 법조인 수의 증가에 따른 경쟁격화와 법률서비스 시장의 개방이라는 중대한 시점에 직면해 있다”며 “종래의 업무영역에 안주하지 말고 각자의 소실과 능력을 살려 새로운 활동영역을 찾아 개척해 나가자”고 말했다. 최 대법원장의 치사처럼 수료생들의 미래가 모두 밝은 것은 아니다. 사법연수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재 수료인원 798명 중 군입대 예정자를 뺀 취업대상 인원 628명 중 169명이 아직 `실업자`다. 취업 확정자는 법원이 110명, 검찰이 80명이며 변호사 245명, 기타 직종에서 24명이다. 최근의 변호사시장 침체를 반영하듯 국내 10대 법무법인(로펌)에 채용된 인원은 42명으로 지난해의 총 55명에 비해 많이 줄었다. 변호사외 직종으로의 취업이 확정된 24명 가운데서는 삼성그룹이 8명으로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삼성은 지난 2000년과 2001년에는 각각 4명, 2명씩을 고용했지만 이번에 숫자를 크게 늘였다. 이외에 공정거래위원회에 4명, 국회사무처에 3명이 들어갔다. 24명에 더해 1월말께 금융감독원이 7명을, 대한법률구조공단이 4~5명을 받아들이기로 예정돼 있다. 이날 수료자 가운데 영예의 수석은 최계영(27ㆍ여)씨가 차지했으며 최고령자는 윤주만(45)씨, 최연소자는 양진수(24) 씨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수료식은 최근 여성법조인의 약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여성 연수생은 151명로 숫자상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였던 작년 119명보다 32명이나 늘어났으며 비율상으로도 작년보다 2.2%포인트 증가한 18.9%를 차지했다. 110명이 임용 예정인 판사 중 54명, 80명이 임용예정인 검사 중 21명 가량을 여성이 차지, 151명인 전체 여성 연수생의 판ㆍ검사 임용비율이 절반에 이르고 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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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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