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2차 양적완화 종료] FRB의장 사상 첫 기자회견

‘버냉키 의장이 역사를 만들었지만, 뉴스는 없었다’(월스트리트저널) ‘버냉키 의장이 미스터 카리스마는 아니다’(마켓워치) 1914년 출범 이후 처음인 FRB의장의 통화정책에 대한 역사적 기자회견에서 벤 버냉키 의장은 무난한 데뷔 전을 치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체크무늬의 붉은 타이를 매고, 마호가니 책상에 앉은 버냉키 의장은 기자들의 질문을 받기 앞서 15분 정도 모두발언을 통해 FOMC 회의에 보고된 성장률 전망 수정자료에 대해 설명하고 경기상황 전반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후 45분간 10여명의 기자들로부터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지고, 생중계 카메라 앞에 앉아 답변했지만, 버냉키 의장은 널리 알려진 FRB의 정책방침과 원론적인 답변으로 이를 피해나갔다. 마켓워치는 버냉키 의장이 뉴스를 만들고자 하지 않고, 국민들을 안심시키고자 노력했다며 “버냉키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숙련된 태도를 보였다. 특별한 언급은 없었지만, 시장의 우려를 덜어주기에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의회 청문회의 축소판이라고 지적했다.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들이 쏟아진 가운데 버냉키 의장은 유가와 경기회복의 지연, 실업문제 등으로 인해 미국인들이 겪는 고통에 대해서는 공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경기문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시민들이 경기회복이 늦어지는데 대해 참을 수 없는 지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실업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의 실업이 2차 대전 후 가장 심각한 수준임을 상기시키면서 특히 “장기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문제가 전쟁 후 지금처럼 심각한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 경제 회복이 여전히 더디게 이뤄지는 가운데 실업자의 45%가량이 6개월 혹은 그 이상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장기간 일을 못하면 노동자의 기술이 위축되기 때문에 그 결과는 매우 고통스런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정책결정자들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하는 데 대해 FRB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대해 설명하면서 FRB의 입장을 옹호했다. 그는 수요와 공급요인을 언급하면서“휘발유 가격에 대해 FRB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며 “(수요증가의 원인으로 지목한) 이머징 국가들의 성장률을 억제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버냉키가 자신을 능숙하게 다뤘다”며 “FOMC에서 결정이 되지 않은 정책에 대한 예단을 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알맹이가 빠졌다는 비판과 함께 시장의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아져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이번 회견으로 사람들은 자신들이 어떤 정책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지 깨닫게 됐다”며 “그러나 충분한 근거가 없는 지나치게 많은 신호는 득보다 실이 많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의회 등으로부터 FRB의 정책투명성과 개방성을 요구가 갈수록 커짐에 따라, 연간 4차례 통화정책과 관련한 정례기자회견을 갖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올해는 이번을 시작으로 하반기에 2차례 더 회견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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