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미 연방정부가 17년 만에 처음으로 셧다운에 들어가면서 미 전역의 혼란이 가시화되는 와중에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 의회는 실질적인 협상을 미룬 채 상호 비방전만 벌였다. 이날 새벽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은 2014회계연도(2013년 10월~2014년 9월) 잠정 예산안을 논의하기 위한 특별협의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은 즉각 부결시켰다.
또 이날 공화당 지도부는 국립공원과 박물관, 퇴역군인 관련 지출만 12월15일까지 허용하는 단기 예산안을 통과시키자고 소속의원들에게 제안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이번에도 "오바마케어를 의제에 올리는 한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때문에 이번 사태가 시장의 기대와 달리 연방정부의 보유현금이 바닥나는 10월 중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디폴트 위기가 다가오면서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기 전까지는 정치권의 교착상태가 깨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의회가 연방정부 부채한도를 올려주지 않을 경우 미국은 17일께 디폴트에 빠지게 된다.
현재 시장에서는 셧다운 사태가 1주일 계속되면 성장률이 0.1%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치겠지만 갈수록 가속도가 붙으면서 4주간 지속될 경우 성장률이 1.4%포인트나 추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정부 부채 상향조정도 오바마케어ㆍ증세ㆍ이념논쟁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하루이틀 정도 디폴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레그맨슨트러스트펀드의 빌 밀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방정부가 미 국채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오면 리먼브러더스 위기 때의 혼란은 유치원 학예회 수준으로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