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적대적 M&A와 기업 신뢰

요즈음 주주총회 시즌을 맞이해 증권시장에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일이 우량 상장기업인 KT&G에 대한 외국인 주주 ‘아이칸’의 경영참여 요구와 공개매수 제안이다. 이에 대한 KT&G의 대응과 사태 추이를 다른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자신에 닥친 문제인 것처럼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아이칸’의 요구가 실제로는 투자수익증대 차원의 제안에서 끝나지 않고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과 연결될 수 있다는 관측과 우려도 적지않다. 최근 몇 년 동안 SK계열사나 삼성계열사 등 국내 우량기업에 대한 외국인 주주들의 이러 저러한 요구와 소제기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기업의 입장에서는 걱정이 점점 커지고 있다. 투자자와 효과적 의사소통을 실제 우리 기업들은 IMF 외환위기 이후 기업부실을 야기한 제반경영상 취약점을 떨쳐내고자 재무구조개선과 구조조정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 한편 투명경영을 실천하고 회계제도 및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등 투명성 제고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사상 유례 없는 주가 상승세를 시현하였는데 이는 그동안 이룩한 투명경영에 대한 성과를 토대로 기업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 주식저평가 상태가 어느 정도 해소돼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는 IMF 외환위기 이후 급속한 시장개방정책으로 인한 외국인의 투자 및 지분 확대와 간접투자상품으로서 주식형 편드의 증가로 국내 기관투자가의 비중이 증대되는 등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에 의한 급격한 수요 증대에 힘입은 바 크다고 하겠다. 이러한 국내외 기관투자가의 주식 점유비율의 확대로 인해 수익증대를 위한 경영참여 요구, 즉 의결권 행사를 통한 배당확대 요구나 이사 선임 요구 등 기업경영에 대한 영향력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이 예상되고 있다. 이렇듯 주식시장의 변화는 주주권 행사와 관련한 경영환경, 특히 주주총회 운영에 있어서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과거에는 소액주주를 위주로 상대하는 요식형 주주총회 운영방식에서 이제는 대규모의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하는 실질형으로 변화되고 있어 주주총회 운영방식도 이에 부응하는 방법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들이 국내외 기관투자가 비중이 높아지고 아울러 투기적 외국계 펀드에 의한 적대적 M&A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최근의 증권시장의 변화, 경영환경의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이러한 상황 속에서 무엇보다도 먼저 기업이 대처해야 할 일은 시장에서의 신뢰 구축이라고 본다. 시장에서의 신뢰란 실질적인 기업투명성을 통한 기업 가치제고를 기본으로 해 주주 및 투자자와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이 시장에서 안정된 신뢰기반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국내외 기관투자가에 초점을 맞춰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이들과의 신뢰구축을 위해 이미 선진국에서 오랜 기간 수많은 경험을 토대로 발전해 온 IR에 대해 보다 깊은 이해와 적극적인 활용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고 IR 활동도 이제 전사적인 경영전략의 차원에서 강력히 실천해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전략적 IR 필요성 재인식해야 지배구조모범기업으로 인정되고 있는 KT&G에 대한 외국인 주주의 공격적 제안과 M&A가능성에 대한 사태를 바라보면서 이제 우리 기업들도 급격히 변화하는 기관투자가들의 주주행동주의의 실상을 냉엄하게 직시하고 이것이 바로 모든 회사들 자신의 문제라는 인식하에 소수주주를 포함한 국내외 기관투자가에 깊은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또 실천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가 우리 기업들이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 투자가와 효과적인 의사소통 수단의 중요성과 적정성을 확인하고 전략적 IR활동의 필요성을 재인식ㆍ실천할 수 있는 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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