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사람이 미래다] 현대·기아차, 역사관 뚜렷한 글로벌 전문가 양성 공들여

지난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3 현대·기아차 채용박람회'에서 취업준비생들이 현대·기아차 협력사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지난해 열린 기아차의 'K-토크'에서 참가자들이 기아차 직원의 릴레이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기아차


현대·기아차는 임직원들이 꾸준히 자사의 핵심가치와 인재상에 부합하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해외 사업장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다양한 언어와 문화에 익숙한 지역 전문가 양성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으며, 역사·철학·문화 등 인문학 분야의 교육을 강화해 창의적인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우선 현대·기아차 직원들은 마북, 파주, 오산, 천안, 남부 등 총 5개의 연수원으로 운영되는 인재개발원에서 교육을 받는다. 지난 2005년부터는 인터넷 기반의 교육시스템을, 2007년에는 역량 기반의 평가·교육제도가 도입됐다. 주된 교육과정은 직급별 핵심역량과 업무능력을 함양하는 직무교육, 차세대 리더를 육성하는 우수선발교육, 임원역량을 강화하는 임원교육 등 전사 공통과정과 일반직·연구직·생산직·영업직·정비직 등 직군에 따른 부문별 직무교육으로 이원화돼 있다.


해외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국내 임직원의 글로벌 감각을 키우기 위한 어학교육도 확대되는 추세다. 사이버 학습 과정에 영어·중국어 등의 어학교육이 대폭 늘어났으며, 서울 양재동의 본사에는 원어민 교사가 상주하는 영어학습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언어뿐만 아니라 중국, 브라질, 인도 등 현대·기아차의 주요 글로벌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의 전문가를 집중 육성하는 '지역 전문가 과정'을 통해 해당 지역의 문화와 경제상황 등을 접할 기회도 제공된다.

2007년에는 글로벌 사업장의 체계적인 교육을 위한 글로벌 인력육성 표준체계가 수립됐다. 본사뿐만 아니라 해외 주재원과 현지 고용인력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전세계 사업장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2009년에는 해외 현지 채용인력을 대상으로 글로벌 온라인 학습시스템인 글로벌러닝센터가 개설됐다.

마케팅 분야별 집중 교육을 위한 '마케팅 아카데미'는 지난 2009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영업·마케팅·상품 등의 임직원들이 고객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고민할 수 있도록 하는 학습 과정이다. 현대·기아차가 진출에 성공했거나 실패한 사례를 분석하는 등의 과정을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기도 한다.

온라인 교육도 병행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운영하는 온라인 러닝센터 'e-캠퍼스(e-Campus)'에는 어학·직무·마케팅·자동차 강좌·역사·철학 등의 다양한 강좌가 개설돼 있어 임직원들의 호응이 높다. 특히 어학 강좌의 경우 e-캠퍼스 내의 'HK-어학당'에서 사이버 강의와 전화 영어, 화상 영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외국어 실력을 늘릴 수 있다. 물론 영어뿐만 아니라 중국어, 일어, 불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등의 강좌 수강이 가능하다.

'역사'는 최근 현대차그룹이 부쩍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평소 글로벌 인재의 핵심 역량으로 '뚜렷한 역사관'을 꼽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전문가와 함께 하는 '역사 콘서트(History Concert)'를 열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뛰는 해외 직원들이 역사를 공부하고 스스로의 역사관을 확립해야 전세계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위상과 역할을 인식할 수 있다는 취지다. 역사 콘서트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한국사 5회, 세계사 5회 등 총 10회로 진행됐다.


이 같은 관심은 지난해 현대차 대졸 공채의 역사 에세이 출제로도 이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 신입사원 교육 과정에도 역사 토론 학습 등을 추가하는 등 체계적인 역사 교육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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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대·기아차는 장기적인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사의 인재 확보·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3월 열린 '2013 현대·기아차 협력사 채용박람회'에서 협력사들이 인재 확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행사 비용뿐만 아니라 기획·운영·홍보까지 총괄 지원했다. 참여 협력사의 범위도 1차 부품 협력사에서 2·3차 협력사, 정비 협력사까지 확대돼 총 430여개의 협력사가 참가했다.

캠퍼스 캐스팅서 3분 토크까지 채용방식 다양

'스펙'으로는 인재를 규정할 수 없다는 것이 현대자동차그룹의 생각이다. 스펙의 틀을 벗어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그리고 열정을 갖췄으면서도 협동할 수 있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채용 방식을 고민해왔다.

지난 2000년 현대차그룹이 출범한 이후 공채에서 학점, 영어성적, 전공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획일화된 점수보다는 지원자가 관심 분야에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어떤 성취를 거뒀는지를 보겠다는 '열린 채용'은 이렇게 시작됐다.

그리고 지난해 6월부터는 현대차에서 새로운 방식의 장기 채용 프로그램인 '더 에이치(The H)'를 시행했다. '공고-서류전형-면접-선발'의 틀이 아니라, 지원자들의 포장되지 않은 모습과 인성을 평가하기 위한 시도다. 이 프로그램은 ▦인사 담당자들이 캠퍼스 등 대학생들의 생활 공간으로 직접 찾아가 참여자를 발굴하는 '캐스팅'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인사 담당자들과 근교 여행, 봉사활동, 소규모 식사 모임 등을 4개월간 진행하는 '모임 프로그램' ▦최종 면접을 통한 선발 등 세 단계로 운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취업과 관련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보다 검증된 우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더 에이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또 지난 2011년부터 전국에서 '현대자동차 잡페어(채용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자기소개서 1:1 클리닉 등 맞춤형 개별 상담과 우수자에게 서류전형 면제 혜택이 제공되는 '5분 자기 PR' 등의 프로그램으로 지원자들의 호응이 높다.

기아차는 공채가 가까워지면 채용설명회와 잡페어가 결합된 형식의 'K-토크(Talk)'를 연다. K-토크는 참가자가 3분 동안 자율주제를 통해 자신의 열정과 끼를 표현하고, 우수자로 선정되면 서류 전형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3분 스피치', 실제 면접관들과 함께 모의 면접을 실시하고 다양한 정보와 팁을 나누는 '공개 모의 면접', 신입사원에서 임원까지 다양한 직급의 기아차 직원들이 지원자들과 얼굴을 맞대는 '릴레이 강연', 드라이브를 하며 선배 사원과 입사 상담을 할 수 있는 '드라이빙 상담' 등으로 꾸려진다. 기아차는 이 밖에도 자동차 파워블로거, 자동차 경진대회 입상자 등 자동차 매니아와 교통사고 유자녀 등 중에서 수시로 인재를 선발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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