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015 재계 이것이 승부수] 포스코, "재무적 성과 창출"… 사업구조 재편 가속

권오준(가운데) 회장이 지난 2일 시무식에서 이주형(오른쪽) 노경협의회 근로자위원대표, 문말애 여직원대표와 함께 ''모두가 안전한 희망찬 새해를 맞이합시다''라는 새해 덕담을 전하는 새 출발 다짐 스위치를 누른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후후이주에 위치한 카차우리 염호 인근에서 열린 포스코 리튬추출공장 준공식에서 아르헨티나 관료들과 협력업체 임직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올해 최대 경영 목표로 내세운 것은 '재무적 성과 창출'이다. 지난해 포스코특수강을 매각하는 등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일부 성과가 있었지만 올해는 구조조정 작업을 더욱 밀어붙여 확실한 실적을 내야 한다는 분명한 지침을 제시한 것이다. 권 회장은 최근 "올해도 계열사 매각은 지속될 것"이라며 철강 본원 경쟁력 확보와 군살 빼기라는 중장기 경영 목표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포스코 관계자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미국의 회복에 힘입어 소폭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으나 철강사업은 글로벌 수요 부진과 공급과잉으로 뚜렷한 회복세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특히 수출시장에서는 한국 철강사들과 중국·일본과의 수출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경제 전망 아래 포스코가 천명한 5대 경영원칙은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수익구조 강건화 △사업 구조조정 가속화 및 밸런스 시트(balance Sheet·대차대조표) 건전화 △프로젝트 중심의 일하는 방식 정착과 확산 △핵심 신성장 사업의 상업화 기반 확립 △그룹 경영 효율 및 시너지 강화 등이다.

포스코는 먼저 권 회장이 취임 이후 강조해온 솔루션 마케팅을 통해 올해도 경쟁사와 차별화된 가치경쟁력을 고객사에 제공해 불황을 타개해 나갈 예정이다. 월드프리미엄 제품(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솔루션 마케팅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기술서비스센터·솔루션 네트워크 등 글로벌 솔루션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이 같은 노력에 따라 포스코는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조원(단독 기준)을 넘겼다. 특히 월드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을 지난해 평균 30.8%에서 3·4분기 기준 32.8%까지 끌어올려 수익성도 개선됐다.

솔루션 마케팅에 따른 성과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극한 환경에 견디는 초고내식 합금도금강판 '포스맥(PosMAC)'을 비롯해카이스트와 공동 개발한 대용량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용 고망간강, 르노 콘셉트카 '이오랩(Eolab)'에 적용한 경량 자동차강판 등을 잇달아 공개해 글로벌 철강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사업 구조조정 가속화 역시 권 회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과제다. 포스코는 지난 해부터 사업구조 효율화 및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주력해왔다. 지난해 12월 보유 중인 포스코특수강 지분을 세아베스틸에, 포스화인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각각 체결한 바 있다.

또한 중간 지주회사가 성격이 유사한 손자회사를 통합 관리해 의사결정을 신속히 할 수 있도록 포스코AST와 포스코TMC 지분을 포스코P&S에, 엔투비 지분을 포스메이트에 각각 현물출자해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포스코는 올해도 그룹의 구석구석까지 꼼꼼히 점검해 사업구조 재편을 포함한 근원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재고 자산 등 운전자본 감축을 통해 그동안 관리가 소홀했던 영역에서도 낭비를 줄여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하드웨어와 더불어 소프트웨어의 변화도 동시에 추구한다. 포스코는 '프로젝트 중심의 일하는 방식'을 도입해 업무 효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는 단기간에 경영자원을 집중 지원해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전략이다. 권 회장은 지난해 8월부터 '포스코 프로젝트 관리시스템'을 가동하고 성과 창출 프로젝트에 대한 특별보상제도를 신설했다. 성과에 대한 파격적인 보상이 직원들의 도전의식과 열정을 높일 수 있다는 게 권 회장의 지론에 따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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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신성장 사업에 대한 육성 작업도 동시에 진행된다. 권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신성장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속 육성하겠다"며"미래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리튬과 니켈 등 원천소재와 연료전지·청정석탄화학 등 청정에너지 사업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갖춘 고유기술에 기반해 신사업을 추진해가겠다는 의미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아닌 '잘하는 것'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해 업종별로 핵심 그룹사를 주축으로 협력체제도 강화한다.

권 회장은 지난 2일 열린 시무식에서 "포스코호(號)가 창업 이래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어려울 때 이기는 게 진짜 실력"이라며 "올 한 해 기필코 승리하는, 긍지와 자부심의 '포스코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해로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리튬 플랜트 등 신성장동력 육성 주력

포스코는 올해 철강 본원 경쟁력 확보에 더해 신성장 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아르헨티나 리튬 플랜트는 그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19일 아르헨티나 북부 후후이주 카우차리 염호 인근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리튬 직접 추출기술 대용량 실증 플랜트의 준공식을 열었다. 이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현재 약 200톤 정도이지만 앞으로 생산해 낼 부가가치는 무궁무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리튬은 전기차(EV)는 물론 노트북PC나 휴대전화 등 휴대기기에 사용되는 2차전지의 필수소재로 최근 전기차 시장이 본격 활성화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1위의 2차전지 생산국이지만 핵심소재인 리튬은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포스코가 개발한 '염수리튬 직접추출기술'을 통해 해외 리튬염호를 개발하게 되면 2차전지·전기차·스마트그리드(Smart Grid) 산업 등 국내 리튬 후방산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고 세계 친환경 산업시장을 선점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기대를 반영하듯 공장 준공식에는 현지 협력업체 임직원뿐만 아니라 호르헤 마요랄 아르헨티나 연방정부 광업부 차관과 에두아르도 펠네르 후후이 주지사 등 정부 관료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마요랄 차관은 "후후이 지역뿐 아니라 아르헨티나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리튬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 2010년 염수리튬의 고효율 추출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2013년 칠레에 파일럿플랜트를 구축한 뒤 리튬추출 시연에 성공했다. 기존 자연 증발식 공법은 리튬을 추출하는데 평균 12개월에서 18개월이 걸리지만 이 공장은 최단 8시간이면 고순도 리튬을 생산해 낼 수 있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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