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해외송금에 대한 당국의 조사활동이 강화되면서 증여성 송금이 상당 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이 한국은행의 국제수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 3.4분기 증여성송금액은 15억8천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8억4천900만달러에 비해 14.4%가감소했다.
올 상반기중 증여성 송금액은 36억700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7.8%의 증가율을 나타냈었다.
증여성 송금은 지난 1998년 16억3천700만달러 이후 6년째 증가세를 지속,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9.2% 늘어난 68억9천300만달러로 확대됐다.
지난 3.4분기중 증여성 송금이 감소세로 돌아섬에 따라 올들어 9월까지 이뤄진증여성 송금액은 15억8천9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1% 감소했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증여성 송금은 7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서게 되는 셈이다.
증여성 송금의 감소는 전체 해외송금 증가율을 대폭 둔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것으로 분석됐다.
올 3.4분기 증여성 지급(증여성 송금+이주비.재산반출)과 해외여행 경비(일반여행+유학연수)를 합친 해외송금액은 54억3천4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1% 증가하는데 그쳤다.
또 올들어 9개월간 해외송금액은 152억4천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늘었으나 상반기 증가율 15.1%에 비해서는 증가율이 크게 둔화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6월부터 불법 해외송금에 대한 조사를 강화한 이후 증여성 송금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면서 "이는 조사 강화를 계기로 용도와 한도에 제한이 없는 증여성 송금의 허점을 이용한 해외 자금도피에 제동이 걸렸음을 반증하는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번 불법 해외송금 특별단속 과정에서 기업 16개사와 개인 55명을 적발, 지난달 외국환거래 정지 등의 제재를 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