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오영교 KOTRA 사장

"수출업체 실질지원 총력 기살려줘야"대담 이현우 산업부장 hulee@sed.co.kr "수출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만큼 정부ㆍ기업ㆍ근로자등 모두가 한마음으로 수출확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수출업계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으로 '기'를 살려주는게 필요합니다. 또 수출이 국가경제의 원동력이라는 인식이 경제주체들 사이에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오영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은 "수출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세계경기 침체지만 수출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자세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의 특성상 수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데 수출이 좀 된다싶으면 각 경제주체들이 이를 가볍게 여기다가 침체에 빠지면 그때서야 부산해진다는 것이다. 오 사장은 따라서 수출의 우리경제의 견인차라는 점을 항상 인식, 강력한 수출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수출이 사상최악의 감소세를 보이는등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큰 걱정입니다. 최근 미국ㆍ일본ㆍ동남아에 출장, 무역관장 회의를 가졌는데 현지시장 상황은 어떻고 수출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직접적인 원인은 주력시장인 미국과 일본의 경기침체에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정보기술(IT) 부문등 신산업이 조정기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투자와 고용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여기다 유럽연합(EU)ㆍ아시아ㆍ중국등의 수출환경도 점점 악화되고 있습니다. 우리상품의 경쟁력이 특출하지 못한 상황에서 해외시장의 불경기가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있는 것입니다. 다만 삼성ㆍLG등 우리상품의 브랜드 인지도가 예전보다 많이 좋아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동안 호조를 보였던 자동차ㆍ기계등 전통산업의 수출도 최근들어 탄력이 떨어지고 있어 하반기 회복도 낙관을 불허하는 상황입니다. 수출이 과연 언제쯤이나 회복될까요. ▲미국등 해외시장의 경기가 4ㆍ4분기이후에나 회복되리라는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4ㆍ4분기에는 수출이 살아날 것이라는 견해가 있는데 조금은 좋아질 수 있겠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미국경기 회복의 효과가 파급되려면 시간이 걸리므로 우리수출은 내년초부터나 회복되지 않을까 봅니다. -세계경제가 어렵지만 우리로서는 상황탓으로 돌린채 그냥 있을수만 없는 일 아닙니까. 수출확대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지금같이 급한 상황에서는 장기대책보다는 단기적 마케팅에 집중해야 합니다. 한가한 소리같지만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출에 대한 인식을 다시 가다듬어야 합니다. 70~80년대 수출만이 살 길이라는 판단아래 정부 정책이나 기업의 전략이 수출중심으로 세워졌습니다. 86년 무역흑자를 내기 시작하면서 관세환급ㆍ무역금융등 지원책이 많이 없어졌고 기업도 수출을 천덕꾸러기로 생각하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3년간 흑자가 나면서 이런 경향이 더 강해졌는데 수출에 대한 각오를 다시 다지면 해법은 자연스럽게 나오리라 봅니다. -수출이 부진한데는 우리 내부의 문제점도 한 몫 하고 있다는 것이군요. 어떤 것들이 문제입니까. ▲우선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기 시작하면서 국내에서 생산, 수출하는 제품이 크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수출을 주도했던 종합상사들이 붕괴된 것도 문제입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대량수출을 할 수있는 회사가 힘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이 투자를 크게 줄이고 있는 것도 앞으로 수출전망을 어둡게 합니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이 보수 투자만 하고 신증설 투자는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기업의 투자는 수요가 살아날 때를 대비해 선행해야 하는데 투자를 줄이고 있으니 수출잠재력 약화가 우려됩니다. -기업들의 공장 해외이전은 현지시장 진출을 쉽게 하기위한 것이지만 그만큼 우리의 기업환경이 좋지않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고 여겨지는데요. ▲싱가포르 출장길에서 현지진출한 우리 기업인을 만난 적이 있는데 '내가 왜 진작 이곳으로 오지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더군요. 싱가포르는 인접한 동남아 국가에서 들어온 저임금 인력이 많아 인건비가 싸고 노사분규도, 정부간섭도 없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지만 더 노력해 싱가포르 이상가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수출여건이 가뜩이나 좋지않은 가운데 최근 세계각국에서 통상마찰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고있어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응방안은 무엇입니까. ▲통상마찰은 필연적입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자유무역과 무관세를 기본정신으로 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지역블록화가 더욱 확대되고 있습니다. 미국ㆍ중국등 국내시장이 큰 국가들은 수입규제를 강화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한데 우리가 일본의 부품ㆍ소재를 수입할 수 밖에 없듯 우리상품을 쓰지않으면 안되도록 경쟁력있는 1등상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와함께 하루빨리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야 합니다. 칠레와 2년동안 이 문제를 끌어오고 있는데 서둘러야 합니다. 일본ㆍ멕시코등과도 전략적 차원에서 FTA를 맺어 경제블록화에 맞서야 합니다. -중국의 WTO 가입과 올림픽 유치는 우리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입니다. 그러나 중국특수를 크게 기대할게 없으며 오히려 중국의 성장이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도 있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주력 전통산업중 3~5년만 지나면 중국에 이길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중국의 성장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7~8%의 성장속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중국은 일부지역만 개발돼 나머지 지역은 성장잠재력이 무한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과는 경쟁보다는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과거 일본이 한국에 진출했던 것처럼 부품ㆍ소재를 공급할 수 있는 분업구조로 가야 합니다. 단기적인 이익에 급급하지말고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수출이나 투자유치에 어려움이 쌓이면서 KOTRA가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졌겠습니다. KOTRA의 주고객인 중소기업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까.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비해 정보도 늦고 마케팅 능력도 떨어집니다. 따라서 KOTRA는 하반기에 주요 수출상품별 해외시장 모니터링 제도를 시행하고 중국ㆍ중남미지역의 한국상품 종합전시회를 비롯, 148회의 해외전시회를 개최, 중소기업들의 수출활동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 '통역풀(POOL)제', '전문컨설턴트제'를 도입했는데 고객만족경영이 완전히 정착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시행할 생각입니다. 이와함께 본사직원의 해외무역관 전진배치, 업무전문성 제고등 중장기적인 작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고객만족을 최우선 경영목표로 정해 전직원이 합심해 '고객만족 코트라'를 만들어나가겠습니다. 정리=조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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