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1월 29일] 올 졸업하는 대졸자가 가장 불행하다?

'올해 대학을 졸업하는 대졸자가 가장 불행하다?' 한겨울 칼바람 만큼이나 대졸 취업난이 매섭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 신규 대졸자의 취업률을 55%로 예상했다. 올 2월 캠퍼스를 나서는 대졸자 55만명 가운데 30만명 정도만이 일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어려운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 상황을 살펴보면 이조차도 희망 섞인 전망에 불과하다. 지난 4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일자리 역시 5년 만에 절대적 수 자체가 감소했다. 올해 고용상황 역시 내수침체로 경기가 위축되는 가운데 수출까지 부진에 빠지면서 생존경쟁에 직면한 기업들이 인력을 감축하고 신규채용을 축소하려는 유인이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나마 대졸자의 55%가 일자리를 가지는 것도 그리 쉬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아직도 상당수의 우리 중소기업이 필요한 곳에 적절한 인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학졸업장이라는 감투 때문에 눈높이가 높아진 대졸자들은 일자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얼마 되지 않는 ‘좋은 일자리’만을 목표로 한다. 이러다 보니 실업자, 대기업 취업 실패자를 양산하는 사회가 돼버렸다. 대졸자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가 예년보다 어려울 것은 자명해보인다. 이제는 대졸자들이 대기업 일자리, 좋은 일자리만을 선호할 것이 아니라 당장의 눈높이를 낮춰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최근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이 ‘계구우후(鷄口牛後ㆍ쇠꼬리보다는 닭머리가 낫다)’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해 대졸자의 취업관에 대해 충고한 것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올해 졸업하는 대졸자들은 현 노동시장 상황에 대해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정부와 기업이 제공하는 각종 인턴제 등을 통해 자신의 경력을 쌓고 관리하는 한 해로 보낼 수 있다면 추후 경기가 회복될 때 준비된 인재를 기다리는 기업에서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으리라 본다. 특히 이를 위해 정부와 각 경제주체는 대졸자를 비롯한 청년층에 오늘보다는 내일이 나을 것이라는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경총과 노총이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내려는 것 또한 이러한 믿음을 현실화하기 위한 노력에 다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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