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부지 매각은 공장을 짓고 싶어도 부지를 확보하지 못하는 기업에 정부가 공기업이 보유한 적절한 부지를 제공하면서 대규모 투자유치를 이끌어낸 의미 있는 사례다. 아울러 현 정부가 지난해 중점적으로 추진한 기업 애로 해소정책이 실제 내수진작효과로까지 이어질지 평가해볼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석유공사의 울산 석유비축기지(총 180만㎡) 가운데 92만㎡를 에쓰오일에 5,190억원에 최종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번 부지 매각은 지난해 4월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첫 외국인투자간담회 등에서 에쓰오일 측이 투자를 하고 싶어도 공장을 지을 부지가 없다는 어려움을 호소한 데 따른 것이다.
석유공사 부지를 넘겨받은 에쓰오일은 이달부터 철거공사와 함께 총 8조원 투자에 착수한다. 우선 오는 2017년까지 5조2,000억원을 들여 중질유 분해시설과 복합 석유화학시설, 연구개발(R&D)센터를 짓고 2017년 이후에는 3조원 이상을 투자해 석유화학시설을 추가로 건설한다.
에쓰오일 측은 이번 투자로 공장 건설기간에 하루 최대 1만2,700명, 공장 운영 때는 상시 2,200명 등의 고용 유발효과와 울산 지역에 총 1조1,104억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간 수출은 25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석유공사도 이번 부지 매각대금으로 32년이 넘은 낡은 지상 비축유 저장탱크를 반영구적 지하 저장시설로 바꾼다. 이렇게 되면 유지관리비용도 연간 20억원 이상 아낄 수 있다는 것이 공사 측의 설명이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이날 석유공사 울산지사를 찾아 에쓰오일의 투자 추진현황을 점검하고 "기업 투자를 막는 규제를 찾아 지속적으로 완화하는 한편 필요하면 아이디어를 내고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