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는 당초 지난 5월 연내 행복주택 1만가구 건설을 목표로 시범사업지 7곳을 발표했고 7월 말까지 지구지정을 마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와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면서 오류·가좌지구 2곳만 지구지정을 한 채 잠실·송파·목동·고잔·공릉 등 5곳은 계속 이를 미뤄왔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이들 지역 지자체·주민들과 6개월 이상 주민공람·의견수렴 등을 거치면서 설득작업을 벌였으며 지구지정 여건이 성숙했다고 보고 심의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잠실·송파지구는 인근 아파트단지와 제2롯데월드 건립 등으로 우려되는 교통문제 해결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또 애초 다문화 소통공간으로 계획됐던 안산 고잔지구는 주민 반대를 반영해 복합주거단지로 개발 콘셉트를 바꾸게 된다. 주민 반대가 가장 심한 목동지구는 현재 교통·교육·재해 등과 관련한 영향평가와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며 주민들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 반면 해당 지자체와 주민은 여전히 행복주택 건립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양천구 관계자는 "지자체와 주민 협의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지구지정을 한다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주민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올해 안에 오류지구와 가좌지구의 지구계획과 행복주택 2,000여가구에 대한 사업계획도 승인할 방침이다.
하지만 연내 착공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행복주택의 용적률·건폐율 등 건축 특례와 학교건설 특례, 사용기간 확대와 점용료 감면 등의 내용을 담은 보금자리주택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파행으로 통과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행법상으로도 착공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건축기준·사용기간·점용료 등에 대한 특례가 담긴 법이 개정돼야 원활하게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행복주택 공약 달성을 위해 건립지역을 기존 철도부지·유수지 등 유휴 국공유지에서 공공택지 미매각 용지, 공공시설 용지 등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