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채권시장 풍향계] '회사채시장 랠리 끝' 대비할 때

최근의 회사채 시장을 보고 있으면 가히 ‘회사채 전성시대’라고 할 만 하다. 3년 만기의 A등급 회사채 신용스프레드(국고채수익률–회사채A+수익률)를 살펴보면 작년 말 대비 0.2%포인트 이상 축소돼 0.3%포인트 대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채권시장에 시가평가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2000년 7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회사채 뿐만이 아니다. 시중은행이나 카드사 등과 같은 여신전문금융사가 발행한 금융채도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가가 발행한 무위험채권보다 회사채나 금융채 같은 크레딧채권에 대한 수요가 이전보다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회사채 발행시장은 채권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와 같은 시장 참여자들마저 놀라게 하고 있다. 동일한 등급의 채권 발행이 한달 전과 비교할 때 무려 0.15%포인트 정도 낮게 발행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너무 비싸다’ 하면서도 시장에서는 어느새 소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들이 채권시장 참여자들에게 점차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를 사자는 쪽만큼 팔자는 쪽도 많아지면서 2월 이후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들어 거래량이 다시 줄어들기는 했지만 한차례 손바뀜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유통물의 신용스프레드도 조금씩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분기 동안의 회사채랠리로 인해 이제는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의 경우 4월 이후 월평균 회사채 만기규모는 약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차환발행에 따른 수급부담은 크지 않지만 최근의 환경 변화는 우호적이지 않은 게 현실이다. 현대차그룹이나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검찰수사도 시장에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고, 코스피나 코스닥 상장업체들의 저조한 실적도 부담이 되고 있다. 고공권의 유가도 기업들의 긴축경영을 유도하는 동시에 회사채 투자자를 긴장시킨다. 산을 오르다 보면 반드시 골짜기가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처음 등반하는 산의 정상이 어디인지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좀처럼 알아내기 힘든 것처럼 미래의 회사채시장 움직임도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회사채 시장을 둘러싼 최근의 현상들은 정상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려주는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한번쯤 ‘회사채시장의 랠리 끝’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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