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李鍾承부국장(산업부장)『인터넷 사이버공간은 콜롬버스가 발견한 아메리카 신대륙보다 훨씬 넓고 보물로 가득찬 곳입니다. 인터넷은 시공 구분이 없는 무한한 우주입니다.』
남궁석 정보통신부장관은 『개인이나 기업, 국가가 세계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인터넷 정복이 필수』라며 『모든 국민이 무한한 사이버공간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이것이 정보통신부장관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최근 21세기를 내다보는 정보화 대계(大計)를 만들었다. 오는 2002년까지 모두 28조원이 투자되는 「사이버 코리아 (CYBER KOREA) 21」이 그것. 여기에는 엄청난 재원이 필요한 만큼 국민들도 일정 부분 부담해야 한다며 한국통신 시내전화 요금을 이르면 상반기중 인상할 뜻을 비쳤다.
지난해 말 취임 이후 공식·비공식 자리를 가리지 않고 인터넷이라는 무한 우주공간을 강조해 온 남궁석(南宮晳)정통부장관. 그래서 그는 「인터넷장관」으로 불린다. 또 스스로 「정보인프라 구축에 미친 사람」이라고 불러달라고 할 정도로 초고속정보통신망을 구축하는데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국가 정보화에 매달려 있는 南宮장관을 만나 인터넷 사이버 공간을 점령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펼 것인지 들어본다.
-21세기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모든 분야에 걸쳐 국가 리엔지니어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국가정보화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요.
▲시대적 변화를 읽을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발전하면서 우리는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21세기는 이와는 비교도 안될 엄청난 변화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지식정보사회로의 변화입니다. 이 변화는 마음대로 선택하거나 완급을 조절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절대절명의 과제이고 변화에 얼마나 잘 대응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달려 있을 정도입니다. 국가 전반에 걸친 정보화의 실천 과제와 우리의 비전을 제시한 것이 바로 「사이버 코리아 21」입니다. 국정개혁보고에서 대통령으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얻은 만큼 차질없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국가정보화정책의 마스터플랜인 「사이버코리아21」의 중요성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습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지요.
▲무엇보다 가장 기초가 되는 정보고속도로를 구축하는 것이지요. 산업사회에서 비포장 도로를 생각해보세요. 많은 물동량을 어떻게 소화하겠습니까.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는 자동차가 있어도 중간에 비포장도로가 있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 아닙니까. 마찬가지입니다. 정보사회에서 초고속통신망 없이는 앞서 갈 수 없습니다. 초고속통신망은 정보사회의 고속도로인 셈이지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반전자식 교환기와 느려터진 전화선에 모든 것을 의지해야 하는 딱한 실정입니다. 정보화 고속도로가 제대로 깔리지 않은 것은 물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인터체인지도 낡았다는 뜻이지요. 그래서 전국의 교환기를 디지털 전전자식으로 바꾸고, 전국 구석구석에 초고속 광통신케이블을 까는 것을 「사이버코리아 21」의 제1 실천전략으로 삼았습니다.
-정보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선 엄청난 재원이 필요할텐데요.
▲모두 28조원이 투자됩니다. 엄청난 재원입니다. 이중 정부가 9조원, 민간부문도 19조원을 투자할 것입니다. 이중 정부가 부담하는 투자는 중장기 예산이므로 조달에 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다만 한국통신이 매년 평균 2조씩, 4년간 모두 8조1,000억원을 투자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게 문제입니다.
-한국통신이 이를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안이 세워졌습니까.
▲한국통신에게 중요한 역할을 맡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국통신도 매우 어려운 시기입니다. 통신시장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안으로는 강한 구조 조정의 압박을 받고 있는 사면초가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그래도 국내 제1의 통신회사답게 정보 인프라 구축에 절대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한국통신의 재원 마련을 위해 4자 분담론(分擔論)을 제시합니다. 재원의 절반은 한통 자체의 구조 조정노력과 정부 보유 한통주식 매각, 해외 DR 발행으로 조달할 것입니다. 또 정부가 2조원 정도를 싼 이자로 융자하고, 수익자도 일정 부분 부담토록 하자는 것이지요. 그에 따라 2조원 정도는 전화요금 인상으로 충당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전화요금 인상 시기와 폭은 어느 선에서 결정될 것인지요.
▲(언론에서) 협조해주는데 달려 있습니다. 전화요금 인상 논의가 본격화됐습니다. 국가 정보화를 위한 대전제라는 것을 강조하고, 국민들의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있는 중입니다. 인상 폭은 최근 한국통신이 공청회를 통해 30% 선을 제시했습니다. 욕심 같아선 더 많이 올려주면 좋겠습니다만 정부 관계부처와 협의하여 결정할 것입니다. 인상 시기는 빠르면 정부보유 지분 매각과 함께 이뤄지도록 추진하겠습니다.
-전화료 인상의 명분은 누구나 수긍할 것입니다. 다만 적절한 시기냐, 인상폭이 적당한 선이냐에 따라 반발이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모든 국가들이 정보화를 외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정보화 수준은 어느정도라고 보십니까.
▲뗏목을 타고 항해하는 사람은 늘 움직이지 않고 서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출발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보화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투자에 비해 효과가 눈에 드러나지 않습니다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투자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정보화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선진국에 비해 차이가 큰 것만은 사실입니다. 현재의 수준이 어느 정도냐 하는 것보다, 어떻게 빨리 효율적으로 정보화를 추진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사이버 코리아 21」이 차질없이 추진되면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싱가폴 등과 함께 세계 10위권의 정보화 선진국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미국이 세계 경제 공황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경제 활황을 누리는 것은 정보통신분야의 꾸준한 육성,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하는데 정부의 정보통신 육성책은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까. 또 실업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는데 마땅한 대안이 있는지요.
▲우선 모든 국민이 사이버 공간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하는 계층별, 대상별 컴퓨터 교육을 실시할 것입니다. 우선 공무원, 경영자부터 인터넷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인터넷 속에는 새로운 일자리도 무궁무진합니다. 3,000여개의 게임방을 「인터넷 플라자」로 건전하게 육성할 것입니다. 디지털 TV방송을 조기에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CDMA(부호분할다중접속)기술을 중국 등 시장에 수출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4년동안 1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기대해도 좋습니다.
-Y2K문제 해결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과연 올해 안에 Y2K버그를 박멸할 수 있을까요.
▲주요 13개 분야의 해결 진척도가 76% 정도입니다. 선진국과 비교해 결코 늦지는 않습니다만 중소기업, 교통, 운수 등은 미진한 상태입니다. 5월 마지막주를 「Y2K캠페인 주간」으로 정했습니다. 계획대로 추진하면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정보화사회를 위해 특별히 부탁하고 싶으신 내용이 있으면 말씀해주시죠.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 컴퓨터 익히기는 필수입니다. 많은 사람이 컴퓨터를 무서워하는데 그럴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운전면허 따기 위한 노력 정도만 하면 누구나 인터넷 세상을 향유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를 다룬다는 것, 인터넷 세상에 나간다는 것은 그만큼 생각이 앞선 행동입니다. 아무리 경제가 어렵다고 해도 지금부터 전진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주눅들지 말고 해낼 수 있다는 정신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정리 류찬희 기자 CHANI@SED.CO.KR 사진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