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학구조개혁 평가 후폭풍] "D~E등급 대학 피하자" 수시지원 판도 흔들

수험생 지원 대학 변경 등 수시전략 다시 짜기 '대혼선'

입시업체도 상담 줄이어… 수도권 사립대 가장 큰 타격

정부가 최근 66개 대학을 D~E등급으로 분류해 재정지원을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3일 강원대 학생들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운동장에 모여 학교가 D등급을 받은 것에 대한 대학본부의 설명을 듣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시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학생들이 대학구조개혁 중단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오른쪽 사진). /=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66개 대학을 D~E등급으로 분류해 재정지원을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3일 강원대 학생들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운동장에 모여 학교가 D등급을 받은 것에 대한 대학본부의 설명을 듣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시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학생들이 대학구조개혁 중단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오른쪽 사진). /=연합뉴스

"지원하려는 대학이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부실대로 분류됐는데 지원을 바꿔야 하나요?"

3일 한 수험생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 같은 내용의 질문이 올라오자 "한 번 부실대는 영원한 낙인" "취업할 때도 기업마다 부실대학 리스트가 있어 취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 등의 답변이 잇따랐다. "일단 붙는 게 중요하니 하위등급 평가를 받은 대학을 노리는 것도 좋다"는 글에는 "사실상 퇴출을 의미하기 때문에 D~E등급 대학만은 피해야 한다" 등의 답변이 가세하며 논쟁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커뮤니티는 한 시간에 120여건의 게시글이 올라올 정도로 수험생들이 활발하게 정보를 주고받는 곳이다.

교육부가 대학구조개혁평가를 통해 하위 두 그룹(D~E등급) 66개 대학을 발표하면서 오는 9일부터 원서접수를 시작하는 대학 수시지원 판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 특히 이들 대학에 원서를 쓰려던 수험생들과 수시 가이드를 설정해 상담에 나서는 고등학교마다 선택폭이 줄어들어 혼선을 빚고 있다. 아예 수시지원 대상학교에서 제외시킨 곳도 있다.


이에 따라 수험생과 교사들은 최대 6회까지 지원할 수 있는 수시 기회를 채우기 위해 수시 전략을 다시 짜고 있으며 입시업체에는 이를 위한 상담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 목동에 사는 김모(18)양은 "E등급 대학은 애초에도 관심이 없었지만 D등급 대학이 문제"라며 "D등급을 받은 대학이라도 지원해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김양은 또 "이번 평가에 따라 지원할 대학을 갑자기 바꿀 수밖에 없어 상담을 다시 받은 친구들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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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수험생은 "원래 하향지원을 하려던 대학이 D등급으로 선정되면서 학교 이미지가 나빠지게 됐다"며 "'수시납치(수시 모집에서 성적보다 낮은 대학에 합격하는 일)'당할까 봐 지원대학을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임성호 종로학원 하늘교육 대표는 "지난 2012년 세종대와 국민대 등 일부 대학이 부실대로 평가됐을 때 경쟁률이 떨어지는 것을 기회로 삼아 지원하라는 전략도 세웠는데 이번에는 다르다"며 "D등급 이하로 평가된 대학을 추천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하위평가를 받은 대학을 기피하는 것은 우선 취업 걱정 때문이다. 서울 양천구의 사립고에서 진학부장을 맡고 있는 한 교사는 "경기침체와 맞물려 학생들이 대학을 선택할 때 대학 명성 이상으로 취업률을 중요시한다"며 "멀쩡한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어려운데 하위로 평가된 대학에 들어가면 더 힘들어진다는 것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대학은 수도권 사립대다. 임 대표는 "안양대·평택대 등 수도권 대학들이 포함되면서 지방 출신 수험생들이 수도권 사립대를 가기보다는 지역 대학에 남으려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범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교육평론가)은 "고등학교 졸업자가 엄청난 속도로 줄고 있다는 것을 모두 인식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평가는 사실상 퇴출이 목표인 만큼 각종 괴담도 돌고 지원을 기피하는 현상도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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