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TV SEN] 구조조정 중에도 금융사는 '배당잔치'

[앵커]

실적악화를 이유로 대규모의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도 금융사들의 최고경영자들은 고액연봉과 배당을 챙겨 여론의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정하니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지난해 영업점 56곳을 폐쇄하고 전 직원의 15%에 달하는 650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낸 씨티은행은 역대 최대 수준인 2,100억원의 배당금과 해외 용역비를 미국 본사로 보냈습니다.

순이익 1,120억원에서 차지하는 배당액은 509억원으로 배당성향은 은행권 최고 수준인 45%에 달했습니다.

더구나 지난해 은행연합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은 대규모 구조조정 중에도 근로소득 25억원, 퇴직금 46억원 등 총 71억원의 보수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실적 악화로 64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스탠다드차타드 SC은행은 비용 절감을 이유로 2013년부터 총 61개의 영업점을 폐쇄한 데 이어 지난해초 15년 이상 근속한 200여명 직원들마저 내보냈습니다. 하지만 SC금융지주는 지난해 영국 본사에 1,500억원의 중간 배당금을 지급한 데 이어 내년초까지 최대 3,000억원의 추가 배당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외국계 은행의 이같은 과도한 배당으로 국부유출에 대한 논란마저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초 퇴임한 리처드 힐 전 SC은행장은 급여와 상여금, 복리비용 등의 명목으로 금융권 최고 수준인 총 27억원의 보수를 받아 갔습니다.

국내 금융사도 ‘잇속 챙기기’에는 예외가 없었습니다.

동부화재의 경우 순이익이 지난해 3%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배당은 45%나 급증했습니다. 그 결과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일가는 2013년보다 95억원이 많은 267억원을 배당금으로 받았습니다.

동부그룹이 경영 실패로 구조조정에 직면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김 회장 일가가 동부그룹에서 거둬들인 배당금은 총 1,255억원에 달합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론스타의 고배당 정책으로 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해 외환은행의 실적이 악화됐다며 고배당정책을 비난했지만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의 순이익 3,651억원 중 40%인 1,464억원을 배당으로 가져가 버리는 모순적인 행태를 보였습니다.

대규모 손실이 나고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도 배당은 늘리고 고액연봉을 챙기는 금융사 경영진들의 염치없는 행태가 도마에 오르면서 성과와 무관한 배당잔치에 대한 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정하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