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결국 물러나는 애벗 호주총리

자유당 대표 신임투표서 패배<br>새 총리엔 온건파 턴불 장관

리더십 위기로 사퇴 압박을 받아 온 토니 애벗(사진) 호주 총리가 14일 소속 자유당 대표 신임투표에서 패배해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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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투표는 애벗 총리가 전 자유당 지도자인 말콤 턴불 통신장관의 사퇴 요구에 맞서 신임을 묻기 위한 당대표·부대표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전격 선언하면서 이뤄졌다. 애벗 총리는 이날 오후 갑자기 “오늘 밤 자유당 대표와 부대표 모두의 신임을 묻는 의총을 시행하겠다”며 “신임투표에서 이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투표 결과 애벗 총리는 54대 44로 패배해 총리직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게 됐다. 애벗 총리가 물러남에 따라 턴불 장관이 신임 제29대 총리에 오르게 됐으며 당 부대표는 줄리 비숍 장관이 재선됐다. 전직 은행가 출신의 백만장자인 턴불 장관은 강경 보수 색채를 띤 애벗과 달리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애벗 총리는 지난 2013년 총선에서 야당 연합을 승리로 이끌었으나 다수의 호주인이 탑승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MH370편 실종과 MH17 편 추락에 이어 시드니 카페 인질극까지 다양한 사건에 대응하는 데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아울러 애벗 총리가 이끄는 자유·국민 연립당은 지난해 11월 빅토리아주, 올 1월 퀸즐랜드주 지방선거에서 모두 패배해 당내에서 원성을 샀다. 이에 턴불 장관은 줄곧 그를 압박하며 “애벗 총리는 호주가 필요로 하는 경제적 지도력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다른 종류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최용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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