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산책/11월 22일] 어려울수록 빛나는 인연의 힘
장평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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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기(知己)’라는 말이 있다. ‘10년 지기 친구’라는 말을 쓸 때처럼 돈독한 지기지우(知己之友) 사이를 뜻한다. 성공하는 기업이나 단체에는 반드시 이 지기가 있게 마련이다. 특히 어렵고 힘든 시기를 견디고 발전을 거듭한 기업일수록 지기가 많고 또 그들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긴다.
필자는 인연에 대한 신념을 공유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칭기즈칸의 예를 자주 든다. 몽골제국을 이룩한 칭기즈칸은 불우한 어린 시절 보르추라는 평생 지기를 만났다. 생활 수단이던 말을 모두 도둑맞자 이들을 찾아나선 길에 우연히 만난 보르추가 아무 조건 없이 그를 도왔던 것이 인연이 돼 평생의 벗으로 가까이 지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성공하는 기업은 인연 소중히해
칭기즈칸은 원대한 자신의 꿈을 이뤘을 때 “보르추는 나를 올바로 이끌고 그릇됨을 멈추도록 해 이 자리에 이르게 했다”는 말로 지기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어려울수록 빛나는 것이 바로 인연의 힘인 것이다.
필자는 기업을 경영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항상 ‘인연’을 강조한다. 23년 전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3명의 단촐한 인원뿐이었다. 최초로 학습지 시장을 개척한다는 일념으로 30평 남짓 되는 공간에서 편집ㆍ인쇄ㆍ출판까지 모두 해내던 시절이었다. 이들과의 인연이 뿌리가 돼 지금 교원그룹은 3만5,000여명의 직원들이 이끌어가는 견실한 기업으로 발전했다.
또한 교육과 생활문화사업, 호텔 및 레저사업을 통해 우리 직원들과 만나고 있는 소비자들까지 합치면 수백만 명과 인연을 맺고 있다는 것에 가슴이 뿌듯해진다. 모두를 인연이라 생각하면 그 누구에게도 소홀할 수 없으므로 직원들이 항상 인연의 소중함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얼마 전 가슴이 훈훈해지는 소식을 하나 들었다. 생활이 어려운 이웃들과 인연을 맺고 사랑을 나누자는 뜻으로 펼치고 있는 인연사랑 프로그램을 통해 후원을 받게 된 한 여중생이 감사의 뜻을 전해온 것이다. 몸이 편찮으신 조부모와 세 명의 동생들을 돌보고 있는 어려운 형편에 중학교에 입학하게 됐는데 몇십만원이나 하는 교복을 살 수가 없어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그룹의 한 사내 동아리 직원들이 이 사연을 듣고 입학선물로 교복을 맞춰줬다며 진심으로 기뻤다고 말했다. 비록 값비싸고 큰 선물은 아니지만 가족처럼 자신을 보듬어주는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된 것이 이 학생에게는 가장 좋은 선물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이 학생의 꿈은 피아니스트라고 한다. 예쁜 교복을 입고 자신의 꿈을 향해 노력할 미래의 피아니스트 한 명과도 새로운 인연을 맺었다고 생각하니 저절로 기쁨이 솟아난다.
최근에 필자의 그룹은 또 한번의 성장과 도약을 위해 기업 이미지(CI)를 바꾸고 직원들과 함께 새로운 비전도 세웠다. 이 비전을 통해 직원들과 약속한 것이 있다. 바로 창립 30주년이 되는 오는 2015년에는 우리와 인연을 맺는 고객의 수를 천만명으로 늘리자는 것이었다.
힘든시기 믿음·사랑으로 극복을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5년이면 우리나라 인구가 5,000만명이 될 것이라 한다. 그 때가 되면 우리나라 국민 다섯명 중 한명은 우리 직원들과 인연을 맺는 셈이 된다. 인연을 맺은 고객들의 생활이 더욱 편안하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더욱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사랑에 보답하는 것이 기업의 마땅한 의무임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사실 요즘 같은 시대에 인연을 강조하는 필자와 같은 경영자에게 구식이라는 불평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새롭고 빠르게만 변해가는 시대에 살수록 사람의 진심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이런 필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이웃들과 인연과 사랑을 나누며 행복해하는 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사람과 사람 간의 믿음과 이를 바탕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 인연의 끈은 어려운 때라고 쉽게 끊어지지 않는 법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