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한국 딛고… (주)일본의 역습

엔저 앞세운 도요타·소니등주가 급등<br>아베 경제 고문 "달러당 95엔 선 적정"<br>블룸버그 "한국이 일본 회복 희생양"


주식회사 일본의 역습이 시작됐다.

엔고에 발목이 잡혀 맥을 못 추던 일본 제조업체들이 급진전되는 엔화 약세를 등에 업고 빠르게 기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반면 지난 수년간 엔고로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던 주식회사 한국은 가파른 엔저의 최대 희생양으로 전락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달러당 95엔 선을 염두에 두고 엔화 가치 추가 하락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아 보여 주식회사 한국과 일본의 희비는 앞으로 더욱 극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일본 아베 신조 내각의 경제 고문이자 차기 일본은행 총재 후보로도 거론되는 다케나카 헤이조 게이오대 교수가 "엔화에 여전히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며 "달러당 95엔을 적정환율로 보는 이가 많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경제 브레인'으로 꼽히는 다케나카 교수의 이 같은 발언은 국제사회의 엔저 정책 비판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발, 최근 외환시장의 분위기와 맞물려 엔화 추가 약세를 부추기는 '유도등'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시장에서는 엔저 유도 비판에 대한 정부의 반박이 한 단계 낮은 엔저를 정부가 용인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달러당 95엔이 적정환율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엔화는 2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약세를 이어가며 장중 달러당 91.26엔을 기록해 지난 2010년 6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수개월 사이 달러 대비 15%, 원화 대비로는 20%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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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외환시장 흐름이 급변하자 엔고 때문에 죽을 쑤던 일본 기업들은 빠르게 기력을 되찾으며 한국 기업들에 대한 역공에 나서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엔저를 반영해 도요타의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소니 등 일본 수출업체의 주가가 급등하는 반면 현대차와 삼성전자 등 한국 수출 업체의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며 "주식회사 일본이 주식회사 한국의 희생을 딛고 회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4년간 유리한 환율 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한국 제조업체들이 이번에는 역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는 것이다.

도쿄 소재 헤지펀드 자문업체인 미요조애셋매니지먼트의 기구치 마코토 최고경영자(CEO)는 "엔 약세의 효과가 현 분기 중에 가시화하기 시작해 2013회계연도 하반기에는 일본 기업들의 회복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엔저에 따른 희비가 가장 가시적으로 엇갈리는 것은 자동차 업계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도요타의 순이익이 3월 말 끝나는 2012회계연도에 전년 대비 3배 늘어난 8,907억엔, 2013회계연도에는 1조1,700억엔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현대차는 일본 기업들의 공세와 가격경쟁력 악화로 수익에 타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대규모 돈 풀기와 경기부양을 골자로 하는 '아베노믹스'는 엔저 유도를 통한 기업회생과 함께 경제성장률 회복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이날 2013회계연도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5%, 실질성장률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명목성장률은 22년 만에 가장 높은 2.7%에 달할 것이라는 공식 전망을 내놓았다. 앞서 민주당 정권 시절인 지난해 8월에 발표된 정부의 공식 전망은 실질성장률이 1.7%, 명목성장률이 1.9%에 그쳤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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