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탈많은 세빛둥둥섬 결국 검찰 손으로

변협, 오세훈 前시장 수사의뢰<br>용인 경전철은 주민감사 청구

1,390억원이라는 막대한 세금이 투입됐지만 아직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서울 한강 세빛둥둥섬 사업이 결국 검찰 수사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대한변호사협회 산하 지방자치단체 세금낭비조사 특별위원회(위원장 박영수 변호사)는 14일 서울 역삼구 변협회관에서 제1차 활동 결과를 발표, 세빛둥둥섬 사업을 전형적인 세금ㆍ재정 낭비 사례로 보고 오세훈(52) 전 서울시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 요청하기로 했다. 당시 사업 조성과 추진 과정에 참여했던 행정부시장, 한강사업본부장과 SH공사 사장 등 서울시 간부 12명도 수사 대상자에 포함됐다. 특위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특위는 2011년 서울시가 진행한 세빛둥둥섬 사업 감사 결과와 특위 자체조사, 감사원의 감사 결과 처분을 바탕으로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특위는 "조사 결과 세빛둥둥섬 조성은 협약 체결 과정에서 시의회의 동의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고 법적 근거도 없는 상태에서 추진됐다"며 "민간 수익사업에 참여할 수 없는 SH공사가 사업에 참여했고 총 사업비 변경 승인 과정도 부적정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오 전 시장의 사업 추진은) 민간투자법 등 현행법을 어기고 서울시에 재산상 손해를 가해 배임행위라고 볼 수 있다"며 "세빛둥둥섬이 과연 민자사업 대상인지, 그렇다 해도 제대로 된 절차를 밟았는지 확인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오 전 시장은 민간과 협약을 맺어 사업을 진행했을 뿐 민자사업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강제적 조사권이 없어 위원회의 조사방법에 한계가 있었고 관련 당사자들이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다"며 "책임 범위 등을 확정하기 어려워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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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위는 또 경기 용인시의 용인경전철사업에 대해서도 조사한 결과 세금 낭비 사실이 드러났다며 주민감사청구를 하기로 했다. 용인시는 2001년부터 10년간 7,278억원의 세금을 경전철사업에 쏟아부었지만 개통도 하지 못한 채 시행사에 7,000억원대의 손해배상금만 물어줬다. 특위는 "교통 수요 예측이 적정했는지, 실시협약체결에 절차상 위법이 있었는지 주민감사를 통해 확인하겠다"며 "주민소송 역시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위는 이날 지자체 세금 낭비를 감시하는 대안으로 '재정 건전성을 위한 국민소송법'에 대한 입법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국민소송법은 국민이 직접 국가기관의 세금 낭비를 감시하고 손실 보전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일정 요건을 갖춘 주민만 주민감사청구를 할 수 있고 피고가 지자체장으로 제한돼 있으며 청구 대상 역시 좁은 범위로 설정돼 있다고 특위는 지적했다.

한편 특위는 태백 오투리조트, 평창 알펜시아 등 다른 지자체의 세금 낭비 의심 사례를 중심으로 2차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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