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가 많다고 절대 오만한 국회 운영을 하지 않겠다”(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한나라당이 오만과 독선, 독주를 하면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정세균 민주당 대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11일 개원식을 가진 18대 국회의 원내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182석의 거대여당으로 거듭나면서 일방적인 국회운영을 우려하며 여당 견제에 나서려는 야당을 포용하고 안정적인 국회 운영을 틀을 다져야 하는 고민이 만만치 않다. 반면 민주당은 ‘소수야당’ 전락으로 거대여당을 견제할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기 못해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 안정적 국회운영 고민=한나라당은 친박근혜계 의원들의 복당으로 몸집이 불게 됐지만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간 화학적 결합이 시급하다. 친박 의원들이 당론 추진의 발목을 잡는다면 거대 여당으로의 위상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복당 허용에 따라 당내 친박 의원들은 60여명으로 늘어 이들이 동의하지 않거나 빠질 경우 법안 처리조차 쉽지 않을 수 있다.
사사건건 반대입장으로 맞서려는 민주당 등 야권을 포용할 대책마련도 쉽지 않다. 소수 야당으로서 국회 내에서 일방적인 여당의 독주를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원외로 나가 투쟁하려는 야당이 원활한 국회운영에 커다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나라당은 숫자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일은 하지 않겠다”면서 거대여당의 일방독주에 대한 우려를 경계했다.
◇민주당, 장외투쟁 나설까=민주당은 81석의 의석을 가진 원내 제1야당이지만 현재로선 거대여당 출현을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하는 처지다. 특히 전체의석(299석)의 3분의 1(100석)에도 미치지 못해 자력으로 개헌저지(의결정족수 3분의 2 이상)는 물론 임시국회 소집요구서(의결정족수 3분의 1 이상)조차 내지 못하는 곤궁한 처지에 놓여 있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야권 공조에 나서려고 하지만 보수성향이 강한 자유선진당이 매번 발목을 잡으면서 난감해 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원내와 원외 병행투쟁을 통해 거대 여당에 맞서는 방안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민주당의 새 지도부도 국회 외부의 힘을 끌어들인다는 구상을 내보이고 있다. 시민단체와 종교, 노조 지도자, 직능단체 등 정치권 밖의 세력과 대외협력을 적극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당의 핵심지지층의 요구와 정서에 제대로 응답하기 위해 정체성을 확고히 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